히스 레저가 죽었답니다. 아직 서른도 채 되지 않은 나이인데... 안타깝군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히스 레저 사망 <- 관련 기사

배트맨 시리즈를 좋아해서 죽 빠지지 않고 봐 왔습니다. 특히 시리즈를 리셋하고 새출발한 "배트맨 비긴즈"의 경우 제가 좋아 하는 배우 중 한명인 크리스쳔 베일이 타이틀 롤을 맡아서 상당히 즐겁게 봤었죠.

배트맨 시리즈의 특징 중 하나는 배트맨 보다도 매번 바뀌는 악당 들의 비중이 (정확히는 악당 역을 맡은 배우들의 비중이) 상당했다는 건데요. 잭 니콜슨, 대니 드 비토, 미쉘 파이퍼, 우마 써먼, 타미 리 존스, 짐 캐리, 아놀드 슈왈체네거...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배우들이 배트맨을 상대했었습니다.

"배트맨 비긴즈"에서 '허수아비 Scarecrow'역을 맡았던 킬리언 머피의 경우 앞의 선배들보다 배우로서의 지명도는 한참 떨어졌지만 특유의 몽환적인 눈빛과 목소리로 다중인격을 더할 나위 없이 잘 연기했었구요. (그의 대표작은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이 꼽히는 데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계속 못보고 있는 영화 목록 최상위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특이하게도 게리 올드만이 "착한" 형사 역으로 나왔죠. 많은 사람들이 그가 새 배트맨 영화에 출연한다고 해서 오랜만에 카리스마 있는 악역 연기 한번 제대로 보여주겠구나...했었는데 뭐 기대는 저버렸지만 나쁘진 않았습니다.

여하튼 크리스쳔 베일 주연의 두번째 배트맨 "The Dark Knight"가 개봉한다고 해서 무척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이번 편에서 등장할 악당은 새로운 캐릭터가 아니라 '조커'가 재등장한다고 해서 적잖이 놀랐었습니다.

...조커Jo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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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분이 연기한 그 조커...말하는 거 맞어?

잭 니콜슨의 카리스마도 카리스마지만 특히나 그가 연기한 조커는 정말 최고의 악역이었죠. 과연 어떤 배우가 저 역할을 소화해서, 잭 니콜슨보다 잘 했다는 소리는 못 듣더라도 망쳐놨다 소리는 피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더라구요.

그런데 그 배우가 바로 히스 레저? 야... 이것봐라? 했었죠. 그럼 한번 기대해볼 만도 하겠는걸...?



어쨌든 잭 니콜슨도 언제까지나 그 잭 니콜슨이 아니고, 나이가 있어서 더이상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보여 주기도 힘들텐데, 젊은 (서른도 안된...!!) 배우가 그를 능가하는 연기를 보여 준다면 팬으로서야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일이죠. 일단 예고편에 짤막하게 나온 장면들로 보면... 화면을 압도하는 악인의 포스가 느껴지는 듯 하는데 실제 영화로 보면 어떨지? 기대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아쉬운 것은, "배트맨: 다크 나이트"를 끝으로 더이상 그의 영화를 볼 수 없게 되었다는 거죠...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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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빨간여우 at 2008/01/23 16:21

    정말 좋은 배우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명복을 빕니다...

  2. Commented by 8비트 소년 at 2008/01/26 05:07

    항상 보면 배트맨보다 악당들이 더 출연료가 비싼것 같았어요. 그나저나 이번 시리즈는 촬영이 거의 저희 집 근처에서 된거 같더군요. 촬영할땐 길막아 놓는다고 짜증났는데 시카고가 새로운 고담이 된 걸 보니 흥미롭습니다.

    • Commented by 빈센트 at 2008/01/28 14:25

      시카고 근처에 계시는군요. 시카고는 고담이 되기엔 너무 깨끗하지 않나요...^^

      팀버튼 감독 시절에는 고담시티가 굉장히 표현주의적으로 묘사되었었는데, 이후 조금씩 바뀌면서, 배트맨 비긴즈 부터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도시의 모습으로 바뀌어 버렸죠.

쇼박스는 충무로가 아닌가...?

Culture Club 2007/08/14 12:33 posted by 빈센트

디워 논란이 자꾸 <충무로/평론가/일부언론 vs. 심형래/심빠 심형래를 지지하는 대중>으로 쏠리고 있다. 심지어 모모 논객은 "충무로를 타격하라"는 선동질까지 해대고 계시는데, 디워의 미국내 흥행 여부를 조심스레 예측하는 연합뉴스 기사를 읽다가 문득 기사에서 계속 언급되고 있는, 이 영화의 국내외 배급권을 쥐고 있는 쇼박스는, 충무로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아니 쇼박스야 말로 근 몇년 간 국내 영화계를 좌지우지 해온 대표적인 충무로 자본인데, 그들이 타격하라고 하는 충무로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근데 사실 알고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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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티에프 at 2007/08/14 14:41

    충무로에 남아있는 대형영화사는 싸이더스하고 시네마서비스 밖에 없어요. 나머지는 다 강남에~~~

  2. Commented by Sol at 2007/08/18 14:34

    ㅎㅎ 역시 집요하고도 집요한 형님이십니다..

깐느에서의 굴욕

Culture Club 2007/08/08 09:01 posted by 빈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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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친구인 K양은 모모 영화 배급사의 해외 마케팅 업무를 하고 있어서 해외 영화제 등등이 있으면 빠짐없이 쫓아 다니더군요. 지난번 깐느에서 전도연과 송강호 뒤로 지나 가는 모습이 찍혀서 배경 처리 되었다고, 굴욕 사진이랍시고 보내 주었는데, 제가 보기엔 부럽기만 합니다. 은근히 자랑하고 싶었다는데 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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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유디트 at 2007/08/08 09:08

    쿠엔틴타란티노 옆에서 밀양 시사회를 함께 했다죠 아마~

    부럽다..

심형래-황우석-노무현??

Culture Club 2007/08/07 19:06 posted by 빈센트

1.

사실 저는 황당무계한 괴물 내지는 판타지 영화를 무척 좋아하는 편입니다. 지난 주에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폭력의 역사"를 너무 재밌게 보고 나서 어줍잖은 감상을 적기도 했고 학창시절에는 스탠리 큐브릭이나 구로자와 아키라의 영화를 쫓아 다니며 챙겨 보느라 애를 먹었었고 비슷한 시기에 키에슬롭스키의 영화도 주요한 작품은 거의 빼놓지 않고 챙겨 보았었고 비토리오 데시카의 <자전거 도둑>이나 페데리코 펠리니의 <길>을 보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만, 황당무계한 괴물 영화 역시 꽤나 즐겨 보았 더랬습니다.

제임스 카메론의 <어비스>를 대놓고 베낀 <레비아탄>이나 <딥임팩트>도 저한테는 재밌었고 <에일리언>의 아류인 <렐릭>이나 <에일리언 vs. 프레데터>도 빠짐없이 극장에 가서 관람했고 원제인 <Pitch Black>을 <에일리언2020>이라는 보기에 민망한 제목으로 바꿔 개봉한, 무명 시절의 빈 디즐이 나오는 영화도 방금 소개팅에서 만난 여자를 억지로 끌고 가서 봤었죠. 평단과 관객 동히 최악의 평가를 받았던 헐리우드 판 <고질라>도 전 재밌기만 하던걸요. 저는 공포영화를 전혀 보지 않지만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보고 재미 없다고 생각한 적은 (아마 거의) 한번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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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디즐 카리스마 만땅 - 상대적으로 저예산이었지만 꽤 강한 인상을 줬던 이 영화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돈 쳐발라 "리딕"이란 속편을 찍었는데 그건 망했죠


그래서 <D-War>도 아마 극장에 가서 보면 재밌다고 손뼉치면서 보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보기가 싫어 졌습니다.

2.

이송희일이라는 독립영화 감독이 자신의 개인블로그에, 다소 정제되지 않은 언어로, 보는 입장에 따라 과도할 수도 있는, 심형래/D-War 비판을 적었었나 봅니다. 일촉즉발 상황이던 양 진영이 어리버리한 고문관의 오발 때문에 전면전에 돌입하게 되는 양으로, 각종 포탈 커뮤니티와 블로그스피어는 지금 온통 이 문제로 난리입니다. 어제만 해도 올블로그 키워드 1 2 3 위가 전부 디워 관련 내용이었고 추천글 10위까지 중 7~8개가 그 얘기였는데, 오늘은 어제보다는 조금 덜하네요.

이 사건을 접한건 어제 아침에 RSS 리더를 열었다가 예인님의 글을 읽으면서였는데, 이송희일 감독의 글을 퍼다가 비판한(원글 출처인 이송 감독 본인의 블로그는 과도한 비판을 이기지 못하고 버로우), 예인님이 걸어 놓은 링크 (이 글도 펌글이더군요... 원글은 여기)에 들어가 보고는 흠칫! 했습니다.

첫째는 이송희일 감독을 비판하는 블로그의 제목이 아래와 같았기 때문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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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그거...무서워...


둘째는 그 글밑에 달려 있는 댓글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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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일 이새낀 동성연애자라고 방방곡곡 소문내고 다니더라~ 그 영화 본사람 알겠지만 진짜 졸린다~ 동성애자 위해서 영화 만들어놓고 예술이라 떠들고 다니는 저새끼가 진짜 골때리는 놈이지~ "

디워빠 중에 이런 인간이 한 사람이라도 있다는 것 만으로도, 심형래와 디워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설득력을 잃는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논의의 핵심과 전혀 상관없는 상대방의 신상을 놓고 조롱하는 것은, 특히 그 사람이 소수자(이송희일 감독이 퀴어 영화를 찍었다는 게 곧 그 사람이 성적 소수자라는 것은 아닐진대도 말이죠)일 경우에는, 백번 천번 잘못된 태도입니다. 여기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저런 찌질이는 극히 일부고 대부분의 디워빠는 논리와 이성을 갖췄다고요? 그렇다면 그들은 자기의 논리를 내세우기 전에, 자신과 같은 진영에 서 있는 저들을 먼저 꾸짖어야 합니다. 이규영 님이 이특-김연아 사건에 대해 지적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아 저는 극장에 가서 디워를 (재밌게 혹은 재미없게) 본 200만 명은 디워빠 내지는 심형래빠 와는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래 만화의 성게님 같은 경우 그냥 영화를 즐겼다, 는 거지 그걸 갖고 디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을 다구리 놓지는 않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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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marineblues.net


3.

어찌 어찌하다보니 심형래 감독을 황우석 박사랑 연결 짓는 사람들이 자꾸 생기더군요. 서영석 기자가 만든 서프라이즈라는 사이트를 2002년 대선 때 이래로 즐겨 찾다가 황박 사태 때 황빠들의 집결지가 되는 걸 보고 발길을 끊었었는데, 다시 대선 시즌이 돌아 오면서 심심할 때 가끔씩 들렀더니만, 슬슬 심형래 감독을 황우석 박사와 연결하는 자칭 노빠들이 눈에 띄기 시작합니다. 그들이 누구를 누구랑 연결하든 내 알 바 아닌데 문제는 이 연결 고리가 자꾸 은근슬쩍 노무현 대통령한테까지 가 닿는다는 거죠.

이 기회에 밝히자면, 저는 노빠입니다. 스스로를 노빠라고 자랑스럽게 밝힐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적어도 저한테는 노무현 대통령이 원칙주의자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기득권 층의 지네들끼리 짝짜꿍 시스템을 원칙에 기반한 시스템으로 극복하려고, 최소한 노력은, 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노무현 대통령이 비주류에서 주류로 치고 올라가다 보니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던 면도 있겠죠. 근데 황박 사태 때 깨달은 것이, 같이 노무현을 지지했고 그래서 동지라고 생각했던 사람들 중에도, 알고 보면 저와는 전혀 다른 각도로 그리 했던 분들이 많더군요. 그분들은 노무현이 비주류 출신으로써 주류 시스템을 헤집고 들어 간 데에 더 열광하신 모양이고 그 때문에 황우석 박사에게도 마찬가지의 열광을 보내신 모양인데, 황 박사는 주류를 공략하기 위해 원칙을 캐무시한 분입니다. 저의 기준으로는 노무현과 황우석은 스펙트럼의 양극단에 서 있는 전혀 반대의 캐릭터인데 그분들에게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심형래 감독이 황우석 박사에게 보냈다는 글이 사실이라면 두 분을 같은 선상에 놓는 것은 틀리지 않은 시각으로 보이지만요.

그동안 MoveOn21에서 좋은 시각과 멋진 글을 보여 주던 커서님은 트랜스포머디워에 대해 완전 댓구를 이루는 정반대의 이중적인 잣대를 들이대서 그동안 읽어 온 글의 진정성 자체를 의심하게 하는가 하면, 짧고 간결하게 문제의 핵심을 짚는 포스팅을 하던 Soyoyoo님은 "문제는 인간에 대한 예의"라고 이송희일 감독을 꾸짖으며 정작 그에 대해 가해지는 디워빠들의 극한의 무례에는 눈을 감습니다. 참 씁쓸하네요... (커서님은 가는이님의 댓글에 대한 댓글로 자신이 황빠라면 치를 떠는 황까였음을 밝혔고 soyoyoo님의 황박 사태에 대한 스탠스는 잘 모르겠네요)

4.

그러고보니 이 글에서 한꺼번에 3가지를 커밍아웃 했군요. 괴수물 팬(매냐 까지는 아니고)이라는 점, 황까라는 점, 노빠라는 점. 아 나도 이제 댓글 홍수에 빠지는 걸까나... 설마 ozzyz님처럼 대한민국 블로고스피어 역사에 획을 긋는 1,920개의 댓글(계속 늘어나고 있음)을 받는건 아니겠지... 님들하 악플이라도 좋으니 관심 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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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07 19:06 2007/08/07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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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racked from ego + ing at 2007/08/11 18:53  삭제

    Subject: 심형래,황우석,노무현 그리고 파시즘

    * 노무현, 황우석, 심형래를 지지하는 분들에게 상처를 주기 위한 글이 아닙니다. 또 그들을 지지한다고 비난받거나, 조소의 대상이 될 아무런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언급된 사례는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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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유디트 at 2007/08/07 19:25

    흠..잘 읽었습니다. "당신이 남긴 댓글 하나가 우리를 연결하는 작은 고리가 됩니다."라는 문구가 공포스럽게 다가오네요.
    원체 댓글을 보지 않는데다가, 댓글이라는것이 학창시절 꼭 뒤에서 궁시렁..한마디 덧붙이는것으로 논의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같아서요.

    심형래, 황우석, 노무현으로 이어지는 고리도..분명 불편하구요.

  2. Commented by soyoyoo at 2007/08/08 10:25

    안녕하세요? 댓글 주신 것 보고 왔습니다.

    이송 감독은 자신의 영화를 관객에게 보이는 영화 감독입니다. 영화가 그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자위 수단이 아니라면 관객은 그의 영화를 소비해 주고 평가해 주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지요.

    저는 심형래의 영화를 보지 않았지만 이송 감독의 글을 읽고 "이건 아니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사람의 글에 어떤 이들은 위에서 님이 지적하신 "격한" 반응들을 보였겠지요. 인신 공격도 서슴지 않으면서.

    네티즌들의 반응은 작용에 대한 반작용입니다. 이송 감독이 이성적으로 심형래 영화에 대해 건설적인 비판을 했다면, 영화 감독 심형래를 동료 영화인으로 생각했다면, 심형래 영화에 대해 일말의 존중을 보였다면 네티즌들이 그런 악성 댓글을 달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300억 짜리 루즈" 운운하면서 심형래 영화를 쓰레기 취급하니 네티즌들의 반응도 겪한 것입니다. 저는 이송 감독이 경솔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의 영화를 대중에게 평가받는 감독의 자세가 아니구요. 그의 글에서 진보 좌파라 불리는 먹물들의 특권 의식을 봅니다.

    비판을 하더라도 애정과 관심이 있느냐 없느냐는 크게 갈립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민감하게 알아내지요. 그래서 저는 집단 지성을 믿습니다.

    Vincent 님이 노빠라고 하시니 반갑습니다. 저도 열혈 지지자입니다. 자주 뵈었으면 좋겠네요. 행복하세요. ;)

  3. Commented by 지나가다 at 2007/08/09 03:09

    그냥 글 잘 읽고 지나가다, soyoyoo님 말씀 중에 '집단 지성'이란 말이 좀 웃겨서요. 노빠 소동 때도, 황빠 소동 때도, 그리고 디워 광풍 소동 때도 사람들은 늘 집단 지성의 승리를 말하더군요. 이런 명제가 처음 돌출된 게 아마 독일 나치였지요.

  4. Commented by 미디어몹 at 2007/08/09 16:03

    빈스 회원님의 포스트가 금일 오후 05:00에 미디어몹 헤드라인에 링크될 예정입니다. 익일 다음 헤드라인으로 교체될 경우 각 섹션(시사, 문화, 엔조이라이프, IT과학) 페이지로 옮겨져 링크됩니다.

  5. Commented by egoing at 2007/08/11 18:55

    글 잘봤습니다. 여러가지 요소들이 걱정스럽게 작동하고 있는 것 같내요. 공감하는 부분이 많이 있어 조심스럽게 트랙백 걸어봅니다. :)

폭력의 역사, 미로스페이스

Culture Club 2007/08/02 14:28 posted by 빈센트

1.

주말에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폭력의 역사"를 봤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뒤 아내의 짤막한 평:

"거장들이 나이 들어서 찍는 소품들은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고 그냥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담백하게 하는게 맘에 들어"

2.

(주의: 스포일러 있음 많음)

스크롤 압박...


3.

이 영화는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그전 영화들에 비하면 잔혹한 장면도 덜한 편이고, 영화를 보고난 뒤 온 몸을 스멀거리는 듯한 불쾌한 느낌도 없는 깔끔한 영화입니다. 뒤늦게 영화평들을 뒤져 보니 이 영화의 플롯을 서부극의 그것과 동일 선상에 놓는 경우가 많더군요. 제가 본 크로넨버그의 영화는 비디오드롬, 플라이, 데드링어, 크래쉬 정도인데 개인적으로 데드링어가 가장 찌꺼분했다고 생각합니다.

4.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 명불허전입니다. 주인공인 비고 모텐슨의 얼굴이나 표정은 그가 평범한 가장일 때나 냉혹한 킬러일 때나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가족을 돌보고 이웃을 대할 때 그렇게 선량해 보이던 그가 악당을 처치할 때는 너무 침착해서 소름이 끼칠 지경입니다. 감정 오바하지 않으면서 이렇게 극단적으로 오가는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배우는 흔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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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 해리스의 악당 연기 또한 출중합니다. 느멀 느멀 점잖은 척 하면서 주인공과 그 가족을 알게 모르게 위협하는 그의 모습은 정말 나쁜 놈이란게 있다면 저런 거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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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허트는 젊었을 때는 굉장히 젠틀하고 부드러운 연인 역에 어울리는 사람이었는데 나이 들어 머리 벗겨지고 해서 그런지 엄청 느끼한 악당 두목의 역할이 너무 자연스럽습니다. 굵직한 그의 목소리가 멜로물에 나오면 꽤나 감미로운데 악당의 캐릭터에서는 정말 나쁜놈 목소리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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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용 상 그리 비중이 크지 않은 조역도, 정말 머리 꼭대기부터 발끝까지 '나쁜놈'의 아우라를 철철 뿜어 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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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아역들마저 자연스러우면서도 임팩트 있는 감정 변화를 훌륭히 표현해 냅니다. 배우 들의 연기력으로 따진 다면 어떤 평자의 말마따나 이 영화에 조연은 한 사람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5.

하지만 가장 주목한 것은 주인공의 아내 역할을 한 마리오 벨로 라는 배우입니다. 연기도 연기지만, 꽤 나이가 들어 보임에도 불구하고 그 나이에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살아 있습니다. 몸매도 훌륭하시고... 헬렌 헌트 이후 가장 매력있는 아줌마 배우, 라고 꼽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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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약간 당혹스러웠던게, 영화 중간에 이분의 헤어 누드가, 꼭 필요한 장면도 아닌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나와 주시더군요. 예전에 크래쉬에서도 데보라 웅거의 헤어 누드가 커다란 극장 화면에 천연덕스럽게 뿌려지길래 적잖이 당황했던게 기억이 나는데... 감독의 악취민가. 데보라 웅거는 머리도 금발이고 거기도 금발이었는데 이 아줌마는 머리는 금발이지만 거기는 검더군요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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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감독도 적잖이 나쁜 놈처럼 생겼습니다



6.

그런데 이 영화는 출연진들도, 그리 대중적이진 않지만 그래도 영화팬들이라면 다들 좋아할 만한 연기파들로 꽉꽉 채워져 있고, 데이빗 크로넨버그도 마찬가지로 대중성하고는 거리가 있지만 두터운 매냐 층이 아직 살아 있을 테고, 심지어 '플라이' 같은 영화는 상업적으로 성공하기도 했고(이건 정말 미슽훼리), 근데 그가 전작들에 비해 대중적인 영화를 찍었다고 오히려 매냐들한테는 서운한 소리를 듣기도 했고, 2년 전이지만 깐느에서 상당히 관심도 끌었고... 했는데, 왜 2년이나 지나서 수입이 되었으며, 서울에서 딸랑 두군데서만 개봉을 하는지, 그리고 거의 전혀라고 할만큼 마케팅을 안해서 이런 영화가 걸렸는지조차 사람들이 잘 모르게 했는지... 전혀 이해가 안 가더군요.

2005년에 나온 폭력에 관한 의미 있는 영화 두 편으로 함께 꼽혔던 씬씨티의 경우, 어찌보면 이 영화보다 훨씬 난해할 수도 있는 영화임에도(내용이 아니고 스타일 면에서) 즉각 수입이 되어 꽤 폭넓게 릴리즈되면서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졌던데 비하면 말입니다. 브루스윌리스+제시카알바 카드였다고는 하지만 그때만해도 제시카알바가 지금처럼 인기만땅은 아니었는데 말이죠.

아내는 이걸 '이미 보고 싶은 사람들은 다른 경로를 통해 다 봤기 때문일거다'라고 해석하더군요.

7.

그나저나 미로스페이스, 극장 훌륭하더군요. 가든플레이스라고 하는, 서울역사박물관 앞에 있는 자그마하지만 감각적인 3층짜리 건물 2층에 있습니다. 공간도 멋지고 의자, 상영관 내벽 등 시설도 빠질 데가 없구요.

이 정도 극장을 짓고 유지하려면 돈이 솔찮이 들었을텐데, 영화는 계속 관객 안 들게 생긴 것만 틀더군요. 아마 누군가 스폰을 해 주고 있을 듯...암만 봐도 자체적으로 수지 맞추기는 어렵겠더라구요. 제가 이 영화 볼 때도, 토요일 저녁인데도 관객이 십 수명에 불과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우리 부부를 제외하고는 전부 혼자 온 사람들이더라는 거. 하긴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영화는 연인들이 감상하기엔 절대 비추긴 하지만, 이 영화 정도라면 굳이 혼자 봐야할 이유까지는 없을 것 같은데. 돌이켜 보면 저도 그전에 본 크로넨버그 영화는 극장에 혼자 가거나 써클룸에서 혼자 비디오로 본 거였습니다.

카메라를 안 가져간 게 아쉬워서 다음날 다시 와서 아내를 모델로, 가든플레이스를 배경으로 사진을 몇장 찍으려고 했었는데, 막상 일요일이 되니 서로 귀찮아져서 안 갔습니다. 하여간 미로스페이스, 영화를 좋아하는 커플이라면 저렴하고 알차면서 간지도 나는 데이트 코스로 강추입니다.

홈페이지도 꽤나 감각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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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건물은 그림처럼 생기진 않았습니다. (더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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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02 14:28 2007/08/0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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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진흙 at 2007/08/03 02:40

    올블로그 타고 왔습니다. 좋은 영화였지요. 즐거운 감상글 잘 읽었습니다 :)

    사실 제가 덧글을 다는 건 중간에 약간 내용상의 오류가 있으신 것 같아서요.. 자막 번역 자체가 애매했던 것 같기도 한데, 주인공의 형이 곤란해진 이유는 주인공이 애드 해리슨을 죽여서가 아닙니다. '다른 거물을 죽이면서' 동시에 애드 해리슨의 눈을 가시철사로 그어버린 거였죠. 시간적으로 봐도 형이 곤란해진 건 애드 해리슨이 죽어버리기 훨씬 전이구요 (게다가 정작 애드 해리슨을 죽인 건 주인공이 아닌 다른 사람이기도 하지요). 이 부분 헷갈리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구요 ^^;

    초면에 주제넘게 덧글을 단 것은 아닌지. 저는 이 영화가 너무 좋아서 간판 내리기 전에 내일도 보고 글피도 또 보렵니다 :)

    • Commented by 빈센트 at 2007/08/03 10:01

      오 반갑습니다. 어쩐지 형이 자기 친동생을 죽이는 동기로서 개연성이 좀 약해 보이긴 했는데, 너무 나쁜놈으로 보여서 크게 신경은 안 쓰이더라구요... 그러니까 주인공은 그 때문에 자신의 신분을 바꾸고 숨은 건가보군요.

      홈피에 같은 영화의 감상을 적으셨던데, 트랙백을 남겨 주셨으면 좀더 많은 사람이 공유할 수 있겠죠? :)

    • Commented by 진흙 at 2007/08/03 13:28

      영화에 대한 감상이라기보단 그냥 흥분의 기록이라 쑥쓰러워서 트랙백 안 날렸는데 보내주셨네요 ^^; 워낙 나쁜놈으로 보여서 신경 안 쓰인다는 말씀 동감이 가요. 무서워요 아으..

  2. Commented by 엿남작 at 2007/08/03 14:18

    영화를 다시금 돌이켜보게 되었습니다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

    • Commented by 빈센트 at 2007/08/06 00:01

      오 저도 <폭력의 역사>랑 <화려한 휴가>를 연달아 봐소 기분이 묘했었는데 비슷한 감상을 적어주셨더군요~

  3. Commented by 유디트 at 2007/08/07 19:28

    폭력에 대해 노출되었을 때와 노출되지 않았을 때를 마치 리트머스지로 살짝 대보면 어떻게 달라지는 지를 참 담백하게 보여주는 영화였습니다.

    무엇때문에 폭력이 생기고 종식되는 가 보다는, 폭력을 행사하게 되었을때와 그리고 폭력 자체를 드러내게 될때 인간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어서 저에겐 인상깊은 영화였습니다.


지난 주에 오랜 만에 지인을 만나 맥주 한잔 마시는데, 바의 스피커에서 이 노래가 흘러 나왔다. 좋더군. 




아내랑 같이 무척이나 재밌게 봤던 영화라, 다음날 네이트를 뒤져서 벨소리로 선물하기까지 했다. 이 노래는 영화의 비교적 초반에 나오는 곡으로, (그래서 사회자도 이들을 "Dreamgirls"가 아닌 "Dreams"로 소개한다) 극장에 늦게 도착했기 때문에 자리에 앉자마자 이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첫곡부터 그 압도적인 에너지에 감탄했던 기억. 뒷북이지만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반드시 극장에서 봐야 하는 영화 목록에 올라간다고 생각하는데, 라이브 장면들의 에너지가 대단하여 정말로 콘서트에 온듯한 박력을 주기 때문이다. 

제니퍼 허드슨은 애초에 드림걸즈의 리드보컬이었으나 외모에서 비욘세에게 밀리는 바람에 리드보컬 자리를 빼앗기고는 몰락의 길을 걷는 에피 화이트 역할을 맡았는데, 개봉 직후부터 소위 비평가 연하는 이들로부터의 찬사를 독점하더니 급기야는 오스카까지 거머쥐고 말았다. 나는 솔직히 이 부분이 조금 불편하더라구.  




물론 영화에서 보여준 그녀의 가창력은 대단한 것이긴 했지만, 나는 지나치게 감정과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그녀의 노래가 내내 부담스러웠거든. 그에 비해서 오히려 비욘세의 노래가 훨씬 세련되고 정제된 느낌이었다. 물론 제니퍼 허드슨의 캐릭터 자체가, 내적인 에너지를 감당 못하여 주위 사람들을 어렵게 만드는 역할이긴 하지. 그런 면에서 그녀의 연기는 성공적이긴 했다. 극중의 주위 사람들 뿐 아니라 관객인 나까지 불편하게 만들었거든. 경쟁 관계의 두 사람이 같이 부른 "One Night Only"도, 극중 설정이 그렇기도 했지만, 이빠이 쏘울 풍인 에피 화이트(제니퍼 허드슨)의 것보다는 세련된 디스코의 드림걸즈(비욘세) 버젼이 훨씬 마음에 들더라구. 



그래서 내가 받은 느낌은, 일종의 역차별이랄까... 그러니까 대중적인 인기를 독점하는 주인공과 함께 공연하는, 다소 상품성 떨어지는 조연이 예기치 못한 분발을 했을때, 오히려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는 현상 아니었을까나, 다소 시니컬하게 생각하자면 그렇다는 거지. 이 영화에서 비욘세가 보여준 노래와 춤은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와 함께 단연 발군이었지만, (그리고 "심지어는 연기"조차도, 최소한 그녀의 선배인 휘트니 휴스턴이 "보디가드"에서 보여준 것보다 백배는 잘했고) 비욘세가 노래 잘 하고 춤 잘 추고 얼굴/몸매 끝내준다는 거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어. 그래도 말야 내가 소위 비평가 딱지 달고서 글줄 팔아 먹고 사는데 남들 다하는 소리 하면 쓰나. 어 그런데 마침 못생기고 이름도 없는 조연이 엄청 오바하면서 혼신의 힘을 다하네? 뭐 이런거 아니었을까. 물론 "비평가 연 하는 이들" 외에도 제니퍼 허드슨의 노래에 감명을 받은 많은 분들은 또 다른 생각들이실 게다. 그냥 내 생각은 그랬다구요.

비욘세는 말랑한 곡들만 부르는게 아니라 "Listen"이란 곡에서 나름 절창을 보여주는데, 나는 딱 이 정도의 감정 표현이 좋다. 목에 핏대 세운다고 무조건 노래 잘하는 건 아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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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02 13:51 2007/04/0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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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P군 at 2007/04/03 17:44

    제 생각도 같아요.
    A - 예쁘고 날씬한데 노래도 잘부른다.
    B - 예쁘지도 날씬하지도 않은데 노래는 잘 부른다.
    의 상황이면 B 의 경우가 더욱 노래가 더욱 돋보이게 되는게 아닐까 하는..

    어쩌면 제가 소울 풍을 별로 안좋아해서 그런건지 모르겠지요. ㅋㅋㅋ

  2. Commented by 흠.. at 2007/04/10 00:48

    mp3로 들어보세요. 비욘세 목소리 종잇장처럼 팔랑거립니다.
    커티스 말대로 개성없는 기계음 같던데. 창법은 트로트 창법이고.
    영화로 볼때는 에디와 비욘세도 노래를 잘하는 것 같지만
    오디오로 들으면 확연히 다르더군요.
    오히려 키이스(씨씨)와 제이미(커티스)에게 놀라실겁니다.
    에디가 리듬과 애드립에서는 천부적이지만
    기본 발성이 부실해서.. 비욘세는 말할 것도 없고.
    똥배가 하나도 없으니 발성이 될리가 있나.

    • Commented by 빈센트 at 2007/04/10 14:18

      제이미폭스의 실력은 "Ray"에서 이미 알아 봤었죠. 똥배가 없으니 발성이 어렵다는 말에는 어느 정도 동감. 하지만 멋진 노래를 위해 똥배가 나오는 걸 당연히 여길 것이냐, 발성은 좀 딸리지만 비쥬얼까지 즐길 수 있게 뱃살을 좀 뺄 것이냐, 정도는 고민해 볼 수 있겠네요. ^^

  3. Commented by 욘세양 at 2007/04/11 17:59

    드림걸즈의 오스카 시상식에서도 보면 비욘세보컬의 단점이 확 드러납니다. 비욘세와 제니퍼허드슨이 같이 listen을 부를때, 허드슨은 한 파트만 불러도 존재감이 큰데 비해, 비욘세는 무대를 장악할만한 카리스마가 없었죠. 물론 디스코디바답게 세련된풍의 업템포곡은 나무랄데가 없지만 그녀의노래에 소울이 없다는것은 심히 짚고넘어가야할 문제인듯.

  4. Commented by 글쎄 at 2007/07/30 18:34

    절제와 폭발의 사이의 그 어딘가쯤이 문제인 겁니다.
    허드슨과 비욘세의 차이죠. 비욘세도 좋지만 허드슨은 대단하죠.

영화 속 프로그램 코드의 진실...?

BizTalk 2006/12/07 17:24 posted by 빈센트

IT 관련해서 외국의 좋은 기사나 글들을 많이 소개해서 내가 최근 자주 찾는 블로그에, "영화 속 프로그램 코드의 진실"이라는 포스팅이 떴다. (이 블로그의 성격이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예전 포스팅까지 다 뒤져 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하여간 최근의 글들은 그렇다) 읽다보니 몇가지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서 오랜만에 포스팅. 물론 이 블로그의 주인인 ENTClic님처럼, 나도 프로그래머도 해커도 아니다.

1. 코드는 움직이지 않는다.
영화를 보면 컴퓨터화면에서 읽을 수 조차 없이 코드가 화면을 따라 빠른 속도로 스크롤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면 해커는 그 것을 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곧바로 알 수가 있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만약 저런 속도로 코드가 출력된다면 신문 6개를 동시에 읽는 것과 같다고 한다.
즉 아무리 뛰어난 프로그래머라도 저건 불가능 하다고 한다.
프로그램을 실행시키고 다시 천천히 스크롤 하면서 한줄 한 줄씩 검사를 하지 저런 방식으로 코드를 검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물론 매트릭스에 나오는 장면들은 지금의 기준으로는 다소 황당하긴 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코드를 빠른 속도로 스크롤하는 경우는 있을 수 있다.

첫째, 긴 코드에서 내가 원하는 부분을 찾고 싶을 때다. 스크롤 휠을 주루룩 내리면서 대충 훑어 보면, 각 줄의 내용은 파악할 수 없어도 내가 찾고자 하던 'foobar()'라는 함수가 들어가 있는 줄이 지나가면 눈에 들어 온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차 안에서 길가의 간판을 죽 훑을때 각 간판의 내용을 전부 읽을 수는 없지만, 내가 가고자 하던 식당의 간판은 눈에 확 들어오는 것과 마찬가지다.

두번째, 스크롤되어 지나가는 내용이 코드가 아니라 로그인 경우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로그는 프로그램이 어떤 식으로 돌아가고 있는지를 화면에 출력하는 기록이라고 보면 된다. 프로그램의 사용자는 볼 일이 없고, 관리자나 개발자가 보는 기록이다. 개발자는 프로그램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과를 내는지 과정을 보기 위해 코드 곳곳에 로그를 삽입하고, 실행을 시켜본 뒤 로그를 보면서 문제점을 수정(디버깅)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로그가 주루루룩 빠른 속도로 올라가게 마련인데 결국 내가 봐야할 곳은 한두 줄이기 때문에 그 부분이 내 예상과 다르게 나오면 금방 알 수 있다.

직장 생활 초기에 베타 제품의 테스팅을 많이 하면서, 프로그램이 제대로 안 돌아가서 내가 일부 수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때 로그를 지겹게 들여다 봤는데 엔지니어가 아닌 사람이 내가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걸 어깨 너머로 보더니, 아니 저렇게 많은 내용이 잘 알아보지도 못하게 주루룩 지나가는데 어떻게 한번 보고 문제점을 찾느냐고 신기해 하던 기억이 난다. 모르면 신기해 보이지만 익숙해지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그건 아닌가?)

물론 예를 들어 남이 작성한 코드를 그렇게 휘리릭 스크롤해서 읽으면서 순식간에 파악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매트릭스에서 해커들이 들여다 보는 건 해킹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시스템 모니터링을 위해서다. 인간의 인지 능력은 미세한 차이를 상대적으로 구별해 내는 데 뛰어나기 때문에(절대적인 구별에는 젬병), 화면에 줄줄 흘러가는 로그를 하염없이 들여다 보다가 뭔가 이상한 점이 발견된 걸 찾아내는 건 어느 정도의 경험과 실력을 갖춘 엔지니어에게는 (현재로서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2. 코드는 검은 화면위에 나오는 녹색 텍스트가 아니다.
물론 그렇게도 할 수는 있지만 대부분의 프로그래머들은 syntax highlighting등을 사용해서 ANSI color를 사용한다고 한다.


20여년 전에 EGA 급 모니터를 쓰던 시절에는 검은 화면 위에 녹색 텍스트가 일반적이었는데 그때의 인식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나보다. 그때는 해상도가 낮아서 화면에 표현되는 줄의 수가 몇개 안돼서 저런 색조합이 가독성에 도움이 되거나 최소한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던 모양인데, 요새처럼 해상도 높은 화면에 깨알 만한 글자들이 조밀하게 흩어져 있는 코드의 색조합이 이렇다면 눈이 아파서 읽을 수가 없을 거다.

3. 코드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영화에서 해커들을 보면 스페이스 바나 엔터를 쳐서 코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즉 모든 것이 한 줄로 이어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이젠 프로그램 코드도 알기 쉬운 구조로 만든다고 한다.


호랑이 담배먹던 시전에는 복잡한 코드를 작성하면 머리가 좋거나 실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했었다. 병 잘 고치는 의사보다는 환자에게 설명 잘해 주는 의사가 인기 있는 것처럼, 요새는 남이 알아보기 편하게, 즉 재사용이 편하게 짜여진 코드가 잘 짜여진 코드다. 물론 글자나 줄의 배열이 아니라 로직의 구조를 말하는 거다.

...아 덴장 적다 보니 또 길어지네. 4~8번까지는 패스.

9. 코드를 쓰는 사람들도 마우스를 사용한다.
영화에서 보면 해커가 마우스 사용하는 모습을 거의 볼 수가 없다.
물론 프로그래머들이 빠른 타이핑 실력을 가지고는 있지만 마우스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없다.


이건 게임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알고 있는데, 시스템에 익숙해질 수록 마우스를 덜쓰게 되어 있는건 맞다. 마우스를 움직여서 버튼을 클릭하거나 메뉴를 풀다운하는 대신 단축키를 사용한다. 일단 컴퓨터를 사용하는 기본적인 자세는 두손을 가지런히 키보드 위에 올려놓은 상태인데, 마우스를 잡기 위해서는 손이 움직여서 마우스를 잡아야 하고 그 후에 다시 키보드 위로 돌아와야 한다. 빠른 속도로 작업을 하는 동안에는 이 정도의 움직임도 큰 낭비가 된다.

큐베이스나 로직같은 미디 프로그램도, 익숙해지면 익숙해질 수록 단축키를 많이 사용하고 마우스는 적게 사용하게 된다. 심지어 포토샵같은 그래픽 프로그램도, 화면에 선을 그릴 때는 당연히 마우스나 스타일러스를 사용하지만, 메뉴 선택이나 명령어 입력 등에는 마우스 대신 단축키를 사용하므로, (같은 내용의 작업일 경우) 능숙한 사용자는 초보자보다 마우스를 훨씬 적게 사용한다.

유닉스나 리눅스 시스템에서 텍스트 에디터로 vi라는 것을 많이 사용하는데, 마우스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단축키만으로 문서 편집을 한다. 워드프로세서나 메모장 등의 문서 편집 방식에 익숙한 사람한테는 황당하게 복잡한 편집기지만, 조금만 익숙해지면 마우스를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시스템 문서나 프로그램 코드를 편집할 수 있다.

쥬라기공원에서 10대 소녀가 마우스 하나만 갖고 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