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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2/20 이외수가 남긴 말 (4)
  2. 2007/12/18 이제 대선이 내일이군요... (6)

이외수가 남긴 말

Culture Club 2007/12/20 19:06 posted by 빈센트

사실 어제 부로 이제 마음 추스리겠다는 포스팅을 했지만 그게 어디 쉽나요. 정신없이 바쁘게 일하는 와중에도 문득문득 화가 치밀곤 했는데, 마음을 다스리러 찾아간 이외수 선생님의 홈에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더군요.

대선이 끝났습니다
환호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실망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하지만 다수의 선택이 반드시 정당하거나 지혜로운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다만 현실이라는 이름의 다리 위에서
역사라는 이름의 강물을 잠시 내려다 보고 있을 뿐입니다
강물은 언젠가 진보의 바다에 이르겠지요

저는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해 크게 비관하지는 않습니다
국민들의 선택에도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정치를 하시는 분들이 양심을 지키면서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주시기를 기대할 뿐입니다

저는 변함없이 창작에 전념하면서
앞으로도 부정과 부패, 불의와 위선에 직면하면 서슴없이
서슬 푸른 비수를 날리는 작가로 여러분 곁에 남아 있겠습니다

역시 대인배십니다... 그리고 지금의 참담한 심정을 역설적이게도 이렇게 아름다운 언어로 풀어낼 수 있는 건, 역시 작가만의 특권이겠죠?

잘 있거라
어두워지는 세속
빌어먹을
순수여
썩어 문드러진 사랑이여
과거에서 멎어 버린
광장의 시계탑
찢겨져 펄럭거리는
이념이여
녹슨 양심이여
플라스틱 꽃이여
텅 빈 머리 속에
마른 모래만 서걱거리는
젊음
위선의 빵덩어리에
버터처럼
번들거리는 지성이여
벙어리 목탁이여
타락한 십자가여
이제 한 해는 저물고
나는
쓸쓸히
원고지 속으로 들어간다
잘 있거라



갑자기 생각난 얘긴데 대학 시절에 내가 이외수 선생의 책을 읽고 있었더니 아버지가 옛날 얘기를 해 주시더군요. 이외수 선생이 잠깐 강원일보에 근무하던 시절 아버지도 그 회사 광고기획 부서에 계셨었거든요. 뭐 개인적으로 얘기를 나눠본 사이는 아니지만 하여간에 전혀 씻지를 않아서 지나갈 때마다 지독한 냄새 때문에 같은 건물에서 일하기가 짜증이 날 지경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항상 놀랄 만큼 예쁜 여자들이 건물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귀찮다는 그를 택시 태워서 어딘가로 데려 가고는 하는 등, 하여간 여자들이 줄줄이 따라서 신기해 하셨었다고 하시더군요.

이외수 선생님 홈페이지에 보면 작가 김성동 님이 적은 글에 "발만이 아니라 그는 세수도 양치도 하지 않는데, 이상한 것은 조금도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것은 분명히 그가 획득한 어떤 '경지'일 것이며, 그리고 중요한 것은 그가 일부러 그런 기행(奇行)을 꾸미는 것이 아니라, 세수를 하고 양치를 하고 발을 씻는 따위의 일상적 행위를 잊어버리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라고 적혀 있던데, 이 분은 이외수 선생이 너무 좋아서 냄새 따위의 일상적 감각은 잊어버리고 있었거나, 아니면 강원일보 시절의 이외수 선생은 아직 그정도의 어떤 '경지'에 다다르기 전이었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거나 앞으로, 정치관련 포스팅은 줄여 나갈 생각입니다... 그래서 이 글도 문화 관련 카테고리에 넣었어요. 문인에 관련된 글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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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0 19:06 2007/12/20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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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Sol at 2007/12/21 00:00

    정치적인 글이어도 좋습니다.^^

  2. Commented by 빨간여우 at 2007/12/21 10:50

    이외수님이 제가 하고싶은 말을 다해주셨네요.
    이제는 일상으로 하지만 열정은 계속 품고 있어야 겠습니다.

    이외수님이 그당시 미인들과 많이 만나셨다더니 정말이었군요. 저도 오늘부터 안 씻고 다녀보려합니다...^^

    • Commented by 빈센트 at 2007/12/21 15:21

      으음... 웬만하면 그냥 씻고 다니심이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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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대선이 내일이군요...

Politically Correct 2007/12/18 16:09 posted by 빈센트

투표합시다.

서울문함대에서 오늘 5시 반에 종각에서 최종유세대번개 한다고 문자가 온걸 보니, 아마도 단일화는 없이 가려나 봅니다. 어쨌거나 소신껏 투표하면 되지요. 사표死票 이런거 생각지 말고...

***

사실 지난 주말엔가 BBK 광운대 동영상이 공개되었을 때, 그리고 그게 메인뉴스에 방영되어 웬만한 사람들은 다 보게 되었을 때, 저는 오히려 두려워지기 시작하더군요. 저걸 보고도 많은 사람들이 이명박에게 투표한다면, 이젠 정말로 변명 거리가, 자위할 거리가 없어지는 거잖아요. 그동안 사람들이 언론에 속아서, 몰라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면 그나마 조금 덜 괴롭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릴린 명박 64호가 투표에서 승리한다면, 정말로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이 (몇 %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남이야 어찌 되건 말건 짓밟고 승리해서 돈벌고 권력 쥐어 더큰돈 벌고 더큰 권력 쥐는데 휘두르면 장땡이고 그 과정에서 거짓말은 밥먹듯이 해도 아무 문제 안되고 얼어죽을 도덕이니 윤리니 정의니 철학이니 품위니 하는 이따위 것들은 다 쓰레기통에 갖다 버려야 할 가치다, 라고 생각하는 거라는 걸 부인할 수 없게 되는 거잖아요...

장인 어른의 오랜 친구분 중에 교회 장로를 지내시는 분이 계십니다. 고교 시절 단짝이었는데다 이분 사모님도 저희 장모님의 친구분이신지라 (저희 장모님이 중매하셨답니다) 40년째 지근관계로 지내고 계시지요. 저도 처가집에 갔을 때 가끔 뵌 적이 있고 식사도 같이 한 적이 있는데, 아주 점잖고 온화한 분이세요. 근데 이번 대선 국면에서 이분이 같은 장로라서 그런지 이명박 장로를 지지하시는 바람에, 저희 장인 어른이랑 다툼이 좀 있었고, 그래서 일시적으로 좀 소원해 지셨나봐요. BBK 광운대 동영상이 뉴스에 뜨니까 장인께서 슬쩍 찾아 가셔서 그래도 이명박 찍을 거냐고 떠보신 모양입니다. 물론 그분도 뉴스를 보셨지만, 그래서 예전처럼 열심히 이명박을 옹호하지는 못하시지만, 그럼에도 이제 와서 지지의사를 철회할 생각은 없으신가 봅니다. 우리 장인께서도 일요일마다 교회를 다니시는 분이지만 "교회 다니는 사람이 왜 그러냐..."고 혀를 끌끌 차시더군요. 다른건 몰라도 거짓말은 못참는 분이거든요.

***

그러거나 말거나 어쩌겠습니까? 아직 생각과 뇌와 영혼을 팔아 치우거나 저당 잡히지 않은 사람들이 한 명이라도 더 투표장에 나가서, 아직 대한민국에 희망이 이만큼이나마 더 남아 있다, 절망하기엔 이르다, 라는 걸 보여 주는 수밖에.

그동안 유세니 집회니 자원봉사니 이런 거 한번도 참여 못하고 키보드나 두들기고 앉았어서 좀 미안했었는데, 오늘 저녁에는 집근처고 하니 한번 나가볼까... 생각했는데, 원래 약속되어 있던 송년 모임에 나가는게 더 나을 듯합니다. 후배 6~8명 정도와 만날 것 같은데 정치에 관심은 없지만 말귀는 알아 듣는 친구들이니, 한명이라도 더 설득해야죠. 다만 특정 후보 누구를 콕 찝어서 그를 찍어라, 고는 하지 않고 "투표 꼭해라. 꼭 하되 거짓말 밥먹듯하고 개인의 이익을 위해 지위와 권력을 남용한 부패의 화신에게는 절대 표를 주지말고, 네가 생각하기에 우리나라가 좀더 좋은 나라가 되기 위해 터럭만큼이라도 더 도움이 될 것 같은 사람에게 투표해라" 정도로만 말해 두려구요.

***

이외수 선생님이 자신의 홈페이지 게시판 (http://www.oisoo.co.kr -> 게시판 -> Oisoo's Talk)에 글을 남기셨더군요.  

경제를 살릴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도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편이나 아내가
돈만 잘 벌어 오면
도둑질을 하건
오입질을 하건
상관치 않으시겠다는 말씀인가요
참으로 존경스러운 분들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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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8 16:09 2007/12/1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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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빨간여우 at 2007/12/19 02:23

    정말 그넘 만은 안되야 할텐데 말입니다.
    저는 일단 주위에 그넘만은 다 안찍는다니 기다려 봐야죠

    • Commented by 빈센트 at 2007/12/19 21:59

      일단 주위에라도 그런 분들이 많이 계시다는 건 빨간여우님이 그렇게 헛살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2. Commented by 매디드 at 2007/12/19 09:22

    복제인간 164호를 열렬히 지지하셨던 아버지께 복제인간 만큼은
    안찍겠다는 다짐을 받고 이제 투표장으로 갑니다.
    다른 집은 모르겠지만 저희 집 만큼은 거짓과 탈법을 행한
    후보 만큼은 지지 하지 않기로 하여 홀가분히 투표장으로 갑니다.

    다들 투표 잘 하시길...

  3. Commented by comodo at 2007/12/19 11:54

    주위에 엠비는 다들 안찍겠다고 하는데 어찌하여 지지율에서는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었는지 기가 찰 노릇입니다.. 과연 오늘 밤엔 누가 웃고있을지 궁금하네요

    • Commented by 빈센트 at 2007/12/19 22:01

      그동안의 함량 미달 지지율 조사가 소위 '대세론'을 형성해서 영혼과 뇌가 없고 저열한 욕망과 투표권만 가진 분들로 하여금 2번을 찍게 만든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만, 어쨌거나 인정할 건 인정해야죠. 대한민국 수준이 이것밖에 안되는 걸 어쩝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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