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와 투자

BizTalk 2008/02/28 14:13 posted by 빈센트

새정부 각료 후보자들의 재산 형성 과정이 투기냐 투자냐, 에 대한 건데... 미국으로 건너가 살고 있는 베프가 댓글을 남겼길래 댓글로 적다가 길어져서 그냥 별도의 포스팅으로 옮긴다. (요새 이렇게 올리게 되는 포스팅들이 대부분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정당한 방법으로 투자를 해서 돈을 모았다면 이건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성공의 법칙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권장하고 장려되어야 할 미덕이다.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다.

지금 청문회에서 곤욕을 치르고 계시는 장관 후보자 여러분들이 하나같이 적게는 수십억에서 많게는 백수십억대 (물론 공시지가, 신고된 재산으로만) 재력가들이시다보니 국민 정서 상 당연히 투기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데, 당사자와 그 옹호자들은 정당한 투자였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들 계신다.

분명히 말하지만 정당한 투자로 수백억을 벌었건 수천억을 벌었건, 그에 대해서 딴지를 걸 이유는 없다. 지금 국민들이 화가 나 있는 건 그들이 억울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히 돈이 많기 때문이 아닌 거다.

글쎄 뭐 투기와 투자의 차이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내가 지금 대충 생각한 걸로는

1. 재산의 취득 방법이 정당했느냐

2. 재산을 취득한 이후 정당한 의무를 다했느냐

... 정도로 투기와 투자를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

1번에 대해서는 물론 재산의 취득 과정이 적법한 절차를 거쳤냐의 얘기인데, 내가 알기로는 분명히 대한민국 법으로 위장전입은 금지되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다양한 법들이, 지목에 따라 그리고 투'자'자의 자격 여건 예를 들어 주소지라든지 실거주 여부라든지, 등에 따라 매매와 매도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거나 금지하고 있다. 그러니 외부인은 물론이거니와 실제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은 매입이 불가하도록 법이 규정하고 있는 김포의 절대농지를 사들여 몇 억대의 시세 차익을 올린 박은경(땅사녀) 낙마자는 분명 투'자'가 아닌 투'기'를 했다고 봐야 한다.

사실 내가 이보다 더 중요하다고 보는 건 투자 정보의 취득 과정에 부끄러움이 없었냐 하는 거다. 공직 혹은 회사의 고위층에 있다 보면 개발 정보를 접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이용해 부동산을 매입하고 그 결과 막대한 시세 차익을 거두어 들였다면 이건 투자가 아닌 투기라고 봐야 한다. 그리고 이건 명확히 드러내기가 힘들기 때문에 오히려 더 철저히 따져봐야 하는 거다. 한나라당에서 그나마 정신줄 붙들고 있지만 대선판에 이명박 옹호해 주느라 위신을 다 까먹은 홍준표 의원의 말대로, 이건 공직자의 자세가 아니다.  자신의 지위에 의해 얻어진 정보를 조직이나 회사의 이득이 아닌 개인의 축재를 위해 사용한 자들에게, 더 큰 개발 정보를 상시적으로 접할 수 있는 자리를 준다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이 아니고 뭐겠는가.

2번은 물론 세금에 대한 거다. 재산의 취득 방법이 정당했다 하더라도, 대한민국 법이 정한 바대로 그 재산의 소유와 증식에 대해 부과되는 납세의 의무를 알고 그랬건 모르고 그랬건 방기했다면, 이 역시 '투기'에 해당하고 공직자 자격이 없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 면에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종부세에 대한 억울함을 피력한 것은 내가 보기에 장관 자질이 의심스러워 보이긴 하나 어쨌거나 그 종부세를 꼬박 꼬박 냈다면 결격 사유가 될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유인촌 문화부장관 후보가 일본 국채 투자로 얻은 시세 차익에 대해 세금을 안 냈다고 비난하는 것도 부당하다고 본다. (원래 비과세다)

그리고 참으로 아쉽게도, 지금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 쏟아지고 있는 비난은 재산에 대한 것만이 아니다. 논문 표절/중복 게재, 본인/자식의 병역 및 국적 문제 등은 재산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도 충분히 결격 사유가 될 만하고 실제로 지난 10년간 매우 그래 왔었다. 역시나 그들의 주군인 이명박 대통령의 수법대로, 과거 같았으면(참여정부나 국민의 정부, 즉 "잃어버린 10년" 때 같았으면) 하나만 걸려도 목이 달아 났을 비리 목록을 한꺼번에 보따리로 풀어 놓으니 오히려 공격하는 쪽에서 황당해서 어리버리 하는 사이 스리슬적 넘어가는 수법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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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8 14:13 2008/02/28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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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박찬홍 at 2008/02/29 02:26

    긴 설명 고맙다.
    내가 맘대로(!) 요약하자면, 자기가 한 게 "투기"인지 "투자"인지는 누구보다도 본인이 알고 있겠네. 뭔가 떳떳하지 못한 과정을 거쳤다면 본인이 마음 한 구석에 찔리는 게 있을테니. 어떻게 그 구석을 파고드느냐가 관건이 되겠군.

    • Commented by 빈센트 at 2008/03/04 14:31

      고마울 것 까지야 ㅋㅋ 근데 이 양반들 양심 수준 및 얼굴 두께로 봐서는 찔리지도 않을 것 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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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행 인선 주도세력 책임 있어야” 바람 이는 한나라당

정권교체 과도기에서 빚어진 불가피한 현상이란 설명도 있다. 노무현 정부의 사정기관 도움을 받다 보니 여의치 않은 부분이 있었다는 것이다.


정말 이정도면 병이다 병. 노무현 정부의 사정기관이 새정부 엿먹이려고 일부러 그런 인사들만 추천한 걸까나? 하긴 그래 맞어 노무현 정부 사정기관은 영부인 20촌이 비리에 연루된 사실도 못 밝혀냈었지...

궁금한게 하나 있는데 말야, 도대체 언제까지 노무현 탓만 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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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7 20:14 2008/02/2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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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racked from 뒷골목인터넷세상 at 2008/02/28 00:37  삭제

    Subject: 정말 보고싶습니다 조중동의 춤사위를... ...

    정지용 시인의 싯구입니다. '왜사냐고 물으면 그냥 웃지요' 세간에 첫 정부각료들의 임명동의안이 연기되고 있습니다. '경제살리기'를 기치로 출범한 이명박호의 대부분의 임명자들은 부동산.....

  2. Tracked from 민노씨.네 at 2008/03/12 15:08  삭제

    Subject: 한나라당과 조선일보가 꿈꾸는 세상 : 안상수 망언에 부쳐

    부제 : 차떼기에 대한 향수는 이성을 잠식한다. 또 다른 부제 : "국정파탄세력 퇴출! 좌파법안 정비!"(안상수) + "말로만 해서는 안 듣는 것이 문제" (조선일보) = 환상의 짝꿍개발독재의 망령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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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Draco at 2008/02/27 22:36

    임기초에 뭐 안좋은건 전부 탓할지도 모르죠 ㅎㅎㅎ

    • Commented by 빈센트 at 2008/02/28 14:24

      임기 초에만 그러면 다행인데 5년 내내 그럴까봐 걱정입니다

  2. Commented by Bloodlust at 2008/02/28 14:17

    우리집 똥꼬냥이가 풍치로 이빨이 빠진 것도 노무현 때문인데 이런 정도야 당연히 노무현 때문이져 꺄르륵

  3. Commented by w0rm9 at 2008/03/12 15:35

    자기들이 그렇게 욕하는 '노무현 똥' 하나 못 치우는 인간들이 무슨 일을 한다고 나셨는지...한심스럽네요.
    언제까지 스스로가 노무현 악령에 시달리면 노무현 욕만 해댈지..저런 인간들한테 정권 맞기느니 허경영이랑 빵상아줌마한테 맞기는게 낫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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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회원권 3장을 뒷주머니에 찔러 넣고 전국의 땅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절대농지건 뭐건 지목을 가리지 않고 사들이던 (자그마치) 환경부장관 후보자 박은경씨와, '통일은 없다'는 책을 낸 통일부 장관 후보자 (도대체 이 무슨 앞뒤 안 맞는 소리란 말입니까) 남주홍 씨가 결국 사퇴했군요.

박은경·남주홍 사퇴…靑 4시 공식 발표

너무 늦은 감이 있으나 어쨌거나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 할 일이 그렇게 된 거긴 하지만, 여전히 씁쓸함은 남습니다. 저들은 아직도 자신들이 왜 사퇴해야만 하는지 이유를 1g도 모르고 있기 때문이죠.

기사에 의하면 박은경 씨는 홍준표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제주도 땅 제외하고 비난받을 게 없는데 투기꾼인 것처럼 몰려 억울하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 여자는 아직도 자기가 왜 사람들한테 비난을 받고 있는지, 그게 도대체 왜 공직을 수행하는데 문제가 되는 건지 전혀 모르고 있다는 얘기거든요.

마찬가지로 남주홍 교수는 "부부가 교수 25년 동안 하면서 둘이 합해 재산 30억원이면 다른 사람과 비교해도 양반 아니냐"고 했다더군요. 남주홍 교수가 비교한 "다른 사람"들은 물론 고소영/강부자/KFC 군단 사람들이겠죠? 하지만 남교수님, 교수님이야 항상 그들하고만 어울려 다니시니까 세상 사람들이 다 그렇게 사는 줄 아시는 모양이지만, 그들은 대한민국 0.1%에 불과한 특권층이거든요? 그리고 장관 자리는 그들 0.1%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봉사하라고 주어지는 자리거든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출처: 한국일보



어쨌거나 이명박 당선자대통령의 후속 인선이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천 창고에 불난 것도 노무현 탓이고 남대문에 불난 것도 노무현 탓이라던 안상수 의원의 말에 의하면 "너무 도덕성만 강조하다 보면 능력있는 인사를 구하기 힘든게 현실"이라고 하는데, 이거 대한민국을 능멸하는 소리라는거 알고 입에 담는 겁니까? 능력 있고 훌륭하면서도 깨끗한 사람, 대한민국에 쌓이고 널렸습니다. 고소영/강부자/KFC만 뒤지지 말고, 잘 좀 찾아 보세요. 당신들이 말하는 그 "능력"이, 법과 원칙을 무시한 채 부도덕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다른 사람에게 갈 기회와 혜택을 빼앗아 자신의 세속적 재산으로 치부하는 그런 능력, 즉 당신들의 주군인 2Mb 님께서 유일하게 인정받고 있는 그런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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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박찬홍 at 2008/02/28 07:19

    근데 돈이 많은 게 문제인거냐, 투기를 해서 돈을 모은 게 문제인거냐? 투기와 투자의 차이는 적법한 절차를 밟았느냐, 아니냐를 가지고 구분하는건가? 신문기사만 보다보니 헷갈려서 물어본다. 누구든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다는 걸 인정 한다면, "적법한 투자과정을 거쳐 돈을 많이 번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아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언론이나 대중이 그걸 변별할 정보나 능력을 가지고 있는 지 확신이 서질 않는다. 장관이 온 국민에게 봉사해야한다고 해서 "온국민 평균 재산"을 가지고 있어야 자격이 있는 것도 아닐테고. 순수한 마음으로 물어보는 거니 오해말길 :)

    • Commented by 빈센트 at 2008/02/28 13:08

      오해할거야! 댓글로 적다가 길어져서 별도로 포스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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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환경부 장관 내정자의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했을 뿐 땅투기는 아니다"라는 희대의 코믹 해명(?)이 블로거들의 창작욕구를 가열차게 자극하고 있는 모양이다

박은경 환경부장관 후보가 만든 금세기 최고의 유행어
남성중앙 특별기획 "나는 OO할뿐"
땅사녀(땅을 사랑한 여자), 그리고 땅꾼내각
기타등등, 기타등등...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도 이에 삘 받아서 한컷. 합성질은 첨해 보는데 회사에서 주말에 일하던 중에 갑자기 생각나서 그림판으로 대충 문대 가며 하려니 영 싱크로율 떨어지네. 비슷한 작업을 더 그럴 듯하게 하신 분이 있을 것 같은데 찾아 내면 교체해야 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원본 출처는... 까먹었습니다. 죄송.

그나저나 땅투기 관련한 저 해명 때문에, 정작 저 양반이 환경부장관 내정자임에도 불구하고 가뜩이나 좁은 (그리고 앞으로 대운하 때문에 더 망가질) 우리 국토에서 환경파괴의 주범 중 하나로 지목받고 있는 골프장 회원권을 3장이나 갖고 있다는 사실은 암암리에 묻히고 있는 실정이다. 보통 사람 같으면 단 하나만 갖고도 영원히 정/관계에 발을 못붙일 비리를 짧지 않았던 대선 기간에 하루 하나 꼴로 풀어 놓고도 BBK라는 대박 폭탄 때문에 그 모든걸 묻어 두다가, 막판에 결국 BBK의 뇌관을 제거함으로써 한큐에 다 해결해 버린 이명박 당선자의 경우가 어쩔 수 없이 연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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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4 20:14 2008/02/2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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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Bloodlust at 2008/02/25 11:11

    쎈쓰 쵝오!!!!! ㄲㄲㄲ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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