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한 한국 록음악의 살아 있는 역사이자 대부인 신중현 씨는 아들 셋을 두고 있는데 이들 모두 기타리스트로써, 대중적인 인기와는 별도로 의미 있는 음악 활동을 꾸준히 지속하고 있죠. 이들 부자가 이번주말에 공연을 한다고 하네요. 

 

http://www.sangsangmadang.com/concert/concert_infor/default.asp?Cmd=V&Cmd_P=F&Sopt=T&Es=&Sstr=&Page=1&seq=244

 

신대철 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기타리스트로서 한국 최초이자 최고인 메탈그룹 시나위를 20년 가까이 이끌고 있고, 그의 동생 윤철 씨와 석철 씨 역시 다양한 그룹에서 활동하다가 몇년 전부터는 '서울전자음악단'이라는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은 실험적 그룹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들 형제에 대한 얘기를 처음 접한 것은 90년대 초반, 대학로의 한 소규모 공연에서였습니다. 신윤철 씨와 '전설적인' 그룹 유앤미블루, 가 조인트 공연을 하는 걸 우연찮게 발견하고 보게 됐었거든요. 유앤미블루의 이승열과 방준석 씨는 이후 각자 활동을 하면서 솔로 앨범을 내기도 하고, 최근에는 영화 음악 쪽에서 활발히 활동을 하고들 계시죠. 당시 제 느낌은, 신윤철 씨나 이승열/방준석 씨나, 뭐랄까 화려한 연주보다는 기타의 맛을 제대로 알고 있는,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연주...더라는 거였었습니다. 기타라는 악기를 어떤 훈련에 의해 사용법을 체득한 도구라기보다는, 마치 자신의 수족이나 목소리만큼이나 자연스럽고 익숙하게 다루고 있다는 느낌, 이랄까? 공연이 끝나고 현장 판매하던 유앤미블루의 데뷔앨범 CD를 사서 방준석 씨의 싸인을 받아 들고 왔었습니다. 사실 데뷔앨범은 거의 주목을 끌지 못했지만 이후 '지울 수 없는 너'가 수록된 2집 앨범은, 물론 역시나 대중적으로는 거의 묻히다시피 했지만, 골수 음악팬들 사이에서는 꽤 의미있는 반응을 불러 일으켰었고, 매니아 층도 형성이 됐드랬었습니다. 제가 갖고 있던 1집 앨범은 어느새 레어 아이템이 되어 있더라구요. 

아래는 이번 주말 공연 정보입니다.  

 

신중현과 세 아들 – 락 명가(名家)의 특별한 3일 공연 그 이름만으로도 음악적 감성이 느껴지는 시나위의 신대철, 서울전자음악단의 신윤철, 신석철.신중현이 세 아들과 다시 세상을 깨운다.

‘한국 락의 대부’ 신중현씨가 은퇴 이후 처음으로 공연 무대에 섭니다. 2006년 12월 잠실 공연을 끝으로 일체의 음악활동을 중단했던 그가 신중현음악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을 간직한 팬들의 부름을 받아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된 것입니다.

콘서트 타이틀도 신중현 하면 떠오르는 1974년 ‘엽전들’ 때의 명곡 ‘미인’에서 땄습니다. 이번 공연에서 신중현씨는 그와 국내 락음악의 역사를 빛낸 명곡 ‘미인’, ‘아름다운 강산’, ‘리듬 속의 춤을’, ‘빗속의 여인’ 등을 노래할 예정입니다.
 
2008년 KT&G 상상마당의 야심 기획
라이브 콘서트의 메카로 떠오른 서울 홍대 앞 KT&G 상상마당 Live Hall이 기획하고 야심차게 준비한 이번 공연은 신중현씨는 물론, 대를 이어 음악을 하는 세 아들, 대철 윤철 석철도 함께 무대에 서게 돼 한층 의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신중현씨가 락의 토양이 척박한 1960년대에 한국 락의 정체를 주조해내는 금자탑을 마련했다면, 첫째 아들 대철은 밴드 ‘시나위’를 통해 1980년대에 헤비메탈이라는 장르를 국내에 소개한 것은 물론, 임재범 김종서 서태지 등 굵직한 아티스트를 배출한 기념비적 궤적을 그려냈습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시나위의 대표작 ‘새가 되어 가리’를 위시해 영화 ‘라디오스타’에 삽입되어 재조명된 ‘크게 라디오를 켜고’. ‘서커스’, ‘작은 날개’ 등을 노래합니다.
둘째 윤철과 셋째 석철도 3인조 밴드 ‘서울전자음악단’에서 기타와 드럼을 치며 한국 모던 락의 선두주자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꿈에 들어와’, ‘내가 원하는 건 날으는 펑키’, ‘서로 다른’ 그리고 신보에 수록될 예정인 ‘고양이의 고향노래’ 등이 이번 공연의 주요 레퍼토리들이 될 것입니다.
 
14일 윤철과 석철, 15일 대철, 16일 신중현과 세 아들
락 명가(名家)의 공연으로, 이번 합동무대는 한국 락의 두 세대와 시대를 아우르는 뜻 깊은 자리가 될 전망입니다. 11월14일은 윤철과 석철이 몸담고 있는 서울전자음악단이 자신들의 동료와 함께 무대를 서고, 15일은 시나위가 역시 그룹을 거쳐 간 보컬들과 함께 무대를 꾸미고, 16일은 신중현과 세 아들이 함께 자리하는 락 세계에 길이 남을 순간이 마련됩니다.
 
  
[공지사항]
-일시 및 출연자
  2008년 11월 14일(금) 19:30 서울전자음악단
2008년 11월 15일(토) 18:00 시나위
2008년 11월 16일(일) 18:00 신중현과 세 아들
 
-좌석 : 전석 스탠딩, 선착순 입장
 
-티켓 가격
  11월 14일 30,000원
11월 15일 30,000원
11월 16일 50,000원
11월 14, 15, 16일 3일권 90,000원
 
-주최 : 문화플래닛 상상마당
 
-문의 : 상상마당 Live Hall 02-330-6212

11월 14, 15, 16일 3일 공연을 모두 관람하실 분은 11월 14일 2회차 공연으로 티켓을 예매해주시기 바랍니다.(3일권 티켓 가격은 9만원 입니다.)


회계사인 친구가 이 공연 관련자를 고객으로 두고 있는데 홍보 좀 해달라고 하더군요. 많이 모으면 할인이 가능할지도 모르겠으니, 혹시 이 공연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아래 댓글란에 연락처를 (관리자만 볼 수 있도록) 남겨 주세요. 


2008/11/13 00:43 2008/11/13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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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이 종이 신문에 실렸(었)습니다

Culture Club 2008/10/17 13:42 posted by 빈센트

지난 번에 적었던 이태리가 패션 산업의 강자일 수 밖에 없는 이유"에 관리자만 볼 수 있도록 댓글이 달려 있었는데, 일간스포츠 블로그 플러스 담당자 분이더군요. 일간스포츠 지면에 제 글을 소개해도 괜찮겠냐는 문의셨는데... 저야 거절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10월 3일자에 실렸더라구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른 것보다 故 고우영 화백 만화 바로 아래 실렸다는게 너무 영광이네요. 어렸을 때 정말 재밌게 본 만화였는데,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겠죠. 지난 번에 지병으로 사망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미국 출장 중이었는데, 충격을 받아 그만 인터넷 서점에서 고우영 전집을 세트로 구매하고는 돌아 와서 후회했더라는... 쿨럭. 

바로 옆은 오늘의 운세…입니다. 10월 3일 운세는 "혹 실패가 있더라도 분발하라 다시 기회가 올것이다" 로군요. 그날 무슨 실패가 있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10월 3일이면 2주나 지났는데 지금 올리는 이유는… 원고료 입금되면 인증샷과 함께 자랑스럽게 올리려고 기다렸던 거였는데, 월말에나 들어올 거라고 하더라구요. 이러다 까먹을 까봐 그냥 올리는 겁니다. 뭐 몇푼이나 들어 오겠습니까마는, 블로거가 언제 돈 바라고 포스팅하던가요. (댓글이나트랙백, 블로거뉴스 추천, 무엇보다 RSS 구독자 수 느는거 등등 바라고 한다는… 굽실굽실)

생각난 김에 구글 애드센스 수익 내역도 살펴 봤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06년 11월부터 대략 2년쯤 애드센스 운영한 모양인데 그동안 총 $58를 모았습니다. 작년엔가 $20 처음 넘었을 때 구글에서 뭐 수표랑 바꿀 수 있는 쪽지인가 뭐 그런 비슷한 걸 보내 주긴 했었는데, 귀찮아서 그냥 놔뒀었거든요. 지금보니 그새 규정이 바뀐 건지 아님 제가 애초에 착각했던 건지, “계정 잔액이 $100가 되는 달의 말일을 기준으로 30일 내에 수표나 전자송금”으로 지급한다고 하는 군요. 올해 안으로는 힘들겠고 잘 하면 내년 결혼 기념일에는 저 돈으로 아내랑 그럴싸한 저녁이나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요.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굽실굽실)

가만 그러고보니 나도 장롱 속… 은 아니지만 미화 보유자네? 한나라당에서 “다들 집에 동전으로 몇 백불 정도는 굴러 다니는 장롱 속 달러를 모아서 외환 위기 극복하자” 뭐 어쩌구 하는 뻘소리 나올 때, 이 분들은 정말로 딴나라에서 오신 분들인가 어쩌면 저렇게 지치지도 않고 국민들 억장 긁는 소리만 하실까 했는데 말이죠 허허. 그러고 보니 저도 어찌 보면 환율 상승의 수혜자네요. 지금 환율이 대략 1,350원 대에서 오락가락 하는 모양이니 작년 환율 대비 한 2~3만원 정도는 “환차익”을 올렸다고 볼 수 있겠네요. (미실현 이익입니다만) 허허 어허허. (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ㅠㅠ)


2008/10/17 13:42 2008/10/17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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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몰입교육 과연 필요한가

Culture Club 2008/10/13 03:52 posted by 빈센트

인수위 시절에 (생각해보면 불과 8개월 전인데 그동안에 대한민국 경제가 딱 10년 전 - 정치와 인권은 20년 전 -으로 후퇴하는 바람에 굉장히 아득한 먼 옛날의 얘기로 느껴진다) 갑자기 뜬금없이 영어 몰입 교육 어쩌고 어륀지가 어쩌고 하는 얘기가 나와서 어리둥절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다. 나만 그렇게 벙쪄 했던 게 아니었던지 각계 각층의 비난과 조롱이 빗발쳤던 관계로, 그 얘기는 슬그머니 들어 가 버렸고, 이제는 그냥 이 정권이 얼마나 아무 철학도 비젼도 없이 그저 탐욕으로만 똘똘 뭉친 집단인지를 보여 주는 예고편 정도로만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다. 그 이후로 워낙에 골 때리는 퍼포먼스가 많았던 관계로, 하루 하루 살아 남는게 피곤한 2008년 대한민국 국민들이 그런 세세한 해프닝조차 기억할 여력이 남아 있겠는가.

최근

한나라당 그러니까 영어로는 GNP(Grand National Party)가 이번 경제 위기를 맞아 대한민국 정당사에 길이 남을 족적을 남기셨는데, 그러니까 한국 경제의 전망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를 쏟아 내서 한국 경제를 흔들고자 하는 야욕을 드러내고 있는 외신들과 그 배후 세력에게 준엄한 경고의 메시지를, 그것도 영어로, 발표하셨다는 거다. 영어를 공용어로 하지 않는 나라의 집권 여당이 영어로 논평을 발표하는 것이 적절한 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통령이라는 양반부터가 남의 나라 기업인들 모아 놓은 자리에서 "유아 썩쎄쓰, 아와 썩쎄쓰!!" 어쩌고 하는 듣는 사람 낯 뜨거워지는 콩글리쉬를 남발하는 세상이니, 뭐 그런가 보다 했다. (콩글리쉬 쓴다고 뭐라 하는게 아니다. 도대체 대한민국 대통령이 영어를 잘해야 하는 이유가 뭔가? 왜 통역을 안쓰냐 말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남의 나라 가서 영어 잘한다고 뻐길 일이라도 있나?)

처음에는 다들 이건 또 뭥미? 하는 해프닝 정도로 생각하고 그냥 캐무시 들어가 줬었는데, 부지런한 블로거 한 분이 수고롭게도 이 논평을 읽어 보고 이 말도 안되는 내용에 경악을 하셨나보다. 

한나라당 영문 논평, 알고 보니 오류투성이

각 단원과 문장 하나 하나가 어느 것 하나 빠질세라 주옥 같은(빨리 읽으면 발음이 아주 좆같아 진다) 콩글리쉬로 도배가 되어 있는지라 일일이 씹어 대기도 귀찮은데, 네티즌들을 대신하야 이런 수고를 대신해 주는 분들이 계시니 참으로 알흠다운 집단 지성의 발현이로다.

어쨌거나 마지막 문장의 "You know the saying that ~ "은 압권이라 보면 볼 수록 내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 이건 뭐 협박도 아니고... 내 경우 직속 상사가 외국인이고 외국에서 근무하는지라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업무 보고나 상의를 할 일이 많은데, 이메일에 저런 문장을 썼다간 단박에 이상한 넘 취급 받고 인사팀에서 요새 뭐 문제 있냐고 전화 올지도 모를 일이다. 예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쓰던 FYI(For your information)도 요새는 예의 없는 표현이니 쓰지 않는게 좋다고 권하는 분위긴데 말야. 하긴 한나라당과 현 정권은 언론과 방송을 정권의 나팔수 정도로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에 예의 따위는 차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건가. 국내 언론이건 외신이건 상관없이.

결론은 생각을 고쳐 먹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건데, 아무래도 영어 몰입 교육이 필요할 것만 같다는 거다. 다만 정재환 님이 최근 포스팅에서 지적한 것처럼, 영어가 필요 없는 사람들까지 온통 영어 광풍에 미쳐 돌아가게 할 필요는 당연히 없다. 영어로 의사 소통을 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이 받으면 되는 거다. 그리고 그 대상에는 영어로 논평을 발표하고 싶어 하는 국회의원의 보좌진을 포함시켜야 하는 거고. 대한민국 집권 여당이자 172석이 넘는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그랜드 내쇼날 퐈리의 보좌진 중에, 영작문 제대로 하는 사람이 이렇게 없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되는 얘기냐 말이다. (마찬가지로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영작문을 잘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하지만 영어로 논평을 발표하려면 제대로 할 줄 아는 보좌진에게 맡겼어야 하는 거 아닌가 말이다) 

정말 동네 (지구촌) 창피해서 원...

2008/10/13 03:52 2008/10/13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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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리카르도 at 2008/10/13 07:39

    블로거들이 영어 블로고 스피어를 만들어서 영어 광풍을 흡수하는것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듭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
    하시는것같은데.. 정작 일치된 움직임이 없으니 그게 아쉬울 뿐이네요

    • Commented by 빈센트 at 2008/10/17 12:57

      영어 블로고스피어라... 멋지긴 한데 좀 후덜덜하긴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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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
얼마전에 퇴근길에 지하철에서 읽은 영자 신문의 패션 관련 기사에, 이태리가 패션 산업의 최강자일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인터뷰에서 말하기를, 로마나 밀라노에서는 지하철을 타도 모든 사람들이 잘 차려 입은 모습을 보고 깜작 놀라게 된다고 하더군요. 과연 그럴까? 정작 사람들이 패션과 예술의 도시로 동경하는 파리나 뉴욕엘 가봐도(실제로 가봤는지는 모르겠으나) 정작 빠리쟌느나 뉴요커들은 청바지에 수수한 차림으로 다닌다고, 소위 된장녀들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이던데...?

궁금하던 차에, 마침 제가 요새 인터넷 전화(스카이프)를 통해 영어 교습을 받고 있는 선생님이 이태리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떠올라서 물어 보기로 했습니다. (스카이프를 통해 영어 공부를 하면 아주 저렴한 가격에 실력 있고 믿을 만한 영어 선생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이 우리에게 가져다 준 놀라운 혜택 중 하나죠. 나중에 이에 대해 따로 포스팅을 할 기회가 있을 듯) 이 선생님은 할아버지가 이태리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왔기 때문에 (갱스 오브 뉴욕에 나오는 그 이태리 이민자들을 생각하면 될 듯) 영어가 모국어이긴 하지만 대학 때 미국에 교환 학생으로 나왔던 이태리 여인과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면서 할아버지의 나라인 이태리로 가게 된 케이스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태리 사람들의 패션에 대한 집착은 제가 생각했던 것 훨씬 이상이라는 겁니다. 이 선생님은 이태리로 건너가기 전에는 뉴욕에서 살았었고, 뉴욕도 패션이나 예술에 대해서라면 나름 둘째 가라면 서러울 동네인데도, 이태리는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는 거죠. 선생님한테 들은 얘기를 정리해 보면

1. 이태리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입은(입을) 옷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입은 옷에 대해 엄청나게 신경을 쓰고, 서로 의식을 한다. 여기에는 남녀노소의 구분이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 자신이 영어를 가르치는 학생 중에, 의사, 변호사, 기업인 등 사회적으로 꽤나 성공한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그들에게 이태리에서 리더의 덕목으로서 갖춰야 할 요건이 뭐냐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한결같이 '옷 잘입는 것'이라고, 진지하게 얘기하더라.

3. 이태리에서는 종종, 좋은 옷을 입어야 겠는데 돈이 부족하니 빚을 내서라도 옷을 사 입다가 파산하는 사람들이 늘어 사회적인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뭐 대충 이 정도입니다. 남들이 뭐라 하건 나는 수수하게 입고 다니겠다, 나를 표현하는 건 내가 입은 옷이 아닌 나의 내면이다, 뭐 이런 건 이태리에선 안 통한다 이겁니다.

하긴 사람들이 저 정도이니 만큼, 뭐든 이태리에서 드좌-인 된 거라면 전세계 사람들이 열광을 하는 거겠죠? 이 사람들이 그네들끼리만 옷차림에 목숨 걸고 살면서 자기 만족에 빠져 산다면 모를까, 그들의 까다로운 안목을 통과한 제품들은 예외없이 세계적으로도 대단한 가치를 인정 받으면서 비싼 값에 팔리고, 그 나라 경제의 중요한 축을 차지하고 있으니까요. 이건 옷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지요. 대당 수억원이 넘는 가격보다도, 일단 거리에 나서는 순간 모든 사람의 눈을 압도하는 람보르기니나 페라리 같은 차들도 모두 이태리에서 만들죠. 에스콰이어나 GQ 같은 남성 잡지를 보면 예를 들어 나무로 된 LP 턴테이블이라든지, 별 쓸모는 없어 보이지만 정말 갖고 있으면 간지 끝장이겠다 싶은 물건들이 소개될 때가 있는데, 거의가 예외없이 이태리에서 만든 것들입니다. 물론 가격은 극악무도하지만. (아 이거 정말 멋지군 하지만 가격이 뭐 이래 터무니 없이 비싸... 하고 다시 자세히 보면 0이 하나 혹은 두개 더 붙어 있곤 하죠... 정말로 두개가 더 붙어 있을 때도 있다는... ㅠㅠ)

갑자기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대구를 밀라노에 버금가는 패션 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대대적으로 발표하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정작 아르마니나 베르사체 같이 비싼 옷들도 사실 대구의 방직 공작에서 짠 섬유로 만든 거다, 그걸 재단해서 만든 옷이 저렇게 비싸게 팔리는데, 우리도 그렇게 못할 게 뭐냐, 뭐 이런 논리였던 것 같습니다. 주문받은 내용대로 섬유를 대량으로 짜내서 헐값에 수출하는 것과, 종이에 몇번 휘갈긴 드좌-인으로 남들에게 옷을 만들게 해서 그걸 욕 나오게 비싼 값에 파는 것 사이에는, 물론 넘을 수 없는 안드로메다의 간극이 존재하긴 하죠. 하지만 '쥬라기 공원 영화 한편이 자동차 200만대 파는 것보다 남는 장사더라'는 같잖은 동기가 그래도 한 15년 후에는 한국영화 산업을 그나마 현재의 위치로 끌어 올린 걸 생각해 보면, 당시의 원대한 포부가 좀더 힘을 받았더라면 뭔가 결과가 좀 나올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물론 이태리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산업 발전은 정부가 계획을 짜서 공단을 조성하고 공장에 세제 혜택을 주고 어쩌고 한다고 이루어지는게 아니라, 내수 시장의 발전을 통해 소비자들이 높고 까다로운 안목을 가져서 포지티브 피드백을 줘야만 가능한 거겠지요. 우리나라의 경우 휴대폰을 비롯한 전자제품들이 그런 사례였던 거구요.

2008/09/29 01:13 2008/09/29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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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비밀방문자 at 2008/09/29 15:09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2. Commented by Sol at 2008/10/04 00:51

    글 재밌게 읽고 갑니다. 형님 요즘 너무 바쁘게 지내신다는 소식을 형수님을 통해 잘 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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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우 손태영 결혼과 선거법

Culture Club 2008/09/29 00:40 posted by 빈센트

연예인 결혼이나 이혼, 뭐 이런 류의 소식에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 권상우 - 손태영 결혼과 관련해서는 한가지가 좀 거슬린다.
 

권상우·손태영, 결혼식 내내 펑펑 눈물 터뜨려
일간스포츠 | 기사입력 2008.09.28 18:44 | 최종수정 2008.09.28 19:32


[JES 김인구.구민정.임현동] 28일 수많은 스타들의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린 권상우·손태영 부부가 백년가약을 약속하며 눈물을 터뜨렸다. 

 

<<-- 중략 -->>



권상우·손태영 커플의 결혼식은 
주호영 한나라당 원내 수석 부대표가 주례를 맡았으며, 윤인구 KBS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됐다. 2부로 진행된 피로연은 개그맨 정준하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권상우와 손태영의 포토 러브 스토리가 상영됐다. 피아니스트 이루마
가 축하 연주를 했고, 권상우는 신부를 위해 직접 노래를 불렀다. 

김인구·구민정 기자 [clark@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댓글들을 보면 사람들의 관심은 주로 신부인 손태영의 과거 남성 편력이나 신랑인 권상우가 사귀었다는 소문이 있는 김하늘, 소유진 등의 반응에 촛점이 맞춰져 있는 모양이다. 이 커플이 그동안 어떤 삶의 과정을 거쳐서 이 결혼에 골인하게 되었는지야 그들의 사정이니 내가 알 바 아니고, 이들이 많은 사람들의 악의 어린 질시에도 불구하고 행복하게 잘 살지 혹은 불행한 길을 걷게 될지 또한 오롯이 그들의 몫이니 내가 관심을 가질 일은 아니겠다.

내가 신경이 쓰인 부분은 이 결혼의 주례를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이 맡았다는 건데... 내가 알기로는 공직선거법에 의하면 국회의원은 주례를 못 보게 되어 있다.

제113조 (후보자 등의 기부행위제한) ①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의 장·정당의 대표자·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와 그 배우자는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 또는 당해 선거구의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에 기부행위(결혼식에서의 주례행위를 포함한다)를 할 수 없다.
②누구든지 제1항의 행위를 약속·지시·권유·알선 또는 요구할 수 없다.
 
제257조 (기부행위의 금지제한 등 위반죄)
①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113조(후보자 등의 기부행위제한)·제114조(정당 및 후보자의 가족 등의 기부행위제한)제1항 또는 제115조(제삼자의 기부행위제한)의 규정에 위반한 자
 -이하 생략-
 
제261조 (과태료의 부과·징수등)
① ~ ④ 생략
⑤제116조(기부의 권유·요구 등의 금지)의 규정을 위반하여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그 제공받은 금액 또는 음식물·물품 가액의 50배(주례의 경우에는 200만원)에 상당하는 금액의 과태료에 처하되, 그 상한은 5천만원으로 한다.
1. ~ 5. 생략
6. 제113조에 규정된 자로부터 주례행위를 제공받은 자
 -이하 생략-


혹시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가? 일단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문의는 해 두었는데, 그냥 씹힐지 뭔가 답변을 받게 될지는 기다려 볼 일이다.

쥐메가 대통령이란 분이 요새 들어 특히 법질서 회복 어쩌구 강조하시면서, 공권력 일선에서는 그동안 먼지 뒤집어 쓰고 묻혀 있던 국가보안법이라고 하는 요상한 법을 꺼내 들어서는 현정권의 무리한 정책에 우려를 표시하는 인사들을 무차별적으로 잡아 들이고 있는 모양이고, 심지어 평화 집회에 유모차를 끌고 참여한 평범한 가정 주부까지도 무리하게 - 즉 적법치 않은 절차를 거쳐 -  조사해서 물의를 빚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분들의 법관념이라는게, 법이라는 건 힘없는 국민들이 복종하라고 있는 거지 자신들처럼 법 위에 군림하는 자들이 따르라고 있는 게 아닌 모양이니... 착각은 자유라 저들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해서 그걸 문제 삼을 수는 없었다. 저들이 주장하는, 저들이 권력의 단맛을 잠시 놓치고 있던 소위 "잃어버린 10년" 동안에는.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이고 머릿속으로 어떤 사상을 갖고 있건 자유였었거든. 문제는 그동안과는 달리 지금은 이런 분들이 나랏일을 좌지우지 하는 실질적인 권력의 자리에 앉아 계시다는 거다. 그리고 그런 상황은 우리같은 소시민의 삶에 알게 모르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권상우 손태영과 아무 관련이 없는 내가(죄송한 얘기지만 손태영이라는 여자 연예인의 얼굴을 사진으로나마 본 것은 오늘이 처음) 일요일 오후에 마음 한켠이 착잡해지는 이유다.

2008/09/29 00:40 2008/09/29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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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racked from kabbala's me2DAY at 2008/09/29 01:50  삭제

    Subject: kabbala의 느낌

    ‘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의 장·정당의 대표자·후보자와 그 배우자는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 또는 당해 선거구의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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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알고 보니 개념 배우

Culture Club 2008/09/07 03:28 posted by 빈센트

영화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 놈" 관련 수많은 기사 중에서 눈에 띄는 대목 발견. "좋은놈" 김도원 역을 맡았던 정우성의 인터뷰 중 발췌.

부상요? 네, 손목이 부러졌었어요. 그 상태에서 계속 촬영을 했고. 연기 투혼 불살랐다 어쩌고 하는데… 사실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까 그렇게 되는 거예요. 외국처럼 촬영이 중지됐을 때 일어나는 불가피한 지출이 보험으로 해결된다면 굳이 투혼을 불사를 필요는 없겠죠. 촬영은 막바지였고 제작비는 오버될 대로 오버됐고, 의사는 손목이 완전히 붙으려면 3개월에서 6개월이 있어야 한다고 그러고. 선택의 여지가 없었죠. 연기 투혼이라는 말이 듣기는 좋지만…. 개선돼야죠, 한국영화판이.





기사 출처는 여기.

아마도 위 예고편의 대략 1분 22초 쯤에 나오는, 많은 사람들의 인구에 회자된 "말타고 달리며 장총 돌려 쏘기" 장면 촬영 과정에서 얻은 부상을 얘기하는 듯.

뭐 "알고 보니" 개념 배우, 라고 제목을 적기는 했지만, 본인의 말처럼 대한민국 영화판에서(충무로...라는 용어는 별로 쓰고 싶지 않음) 15년이나 배우 생활을, 그것도 주류로, 했는데 저 정도 개념 안 잡혀 있다면 문제는 문제겠다. 그가 좀더 성장해서 문제를 단지 문제로 인식하는 단계를 넘어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그를 실천해서, 실행에 옮기고, 진정 의미있는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기대도 슬쩍 된다.

하여간 요점은, 영화건 음악이건 첨단 기술이건 굴뚝 산업이건 농업이건 유통이건 금융이건, 대한민국 경제의 어떤 부분을 차지하는 모든 분야는 이제 헝그리 정신으로 뭔가를 성취해 낼 수 있는 단계는 이미 한참 전에 지났다는 거다.

... 건설 부분은 어떤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삽질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분이 자그마치 대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