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각료 후보자들의 재산 형성 과정이 투기냐 투자냐, 에 대한 건데... 미국으로 건너가 살고 있는 베프가 댓글을 남겼길래 댓글로 적다가 길어져서 그냥 별도의 포스팅으로 옮긴다. (요새 이렇게 올리게 되는 포스팅들이 대부분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정당한 방법으로 투자를 해서 돈을 모았다면 이건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성공의 법칙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권장하고 장려되어야 할 미덕이다.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다.
지금 청문회에서 곤욕을 치르고 계시는 장관 후보자 여러분들이 하나같이 적게는 수십억에서 많게는 백수십억대 (물론 공시지가, 신고된 재산으로만) 재력가들이시다보니 국민 정서 상 당연히 투기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데, 당사자와 그 옹호자들은 정당한 투자였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들 계신다.
분명히 말하지만 정당한 투자로 수백억을 벌었건 수천억을 벌었건, 그에 대해서 딴지를 걸 이유는 없다. 지금 국민들이 화가 나 있는 건 그들이 억울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히 돈이 많기 때문이 아닌 거다.
글쎄 뭐 투기와 투자의 차이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내가 지금 대충 생각한 걸로는
1. 재산의 취득 방법이 정당했느냐
2. 재산을 취득한 이후 정당한 의무를 다했느냐
... 정도로 투기와 투자를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
1번에 대해서는 물론 재산의 취득 과정이 적법한 절차를 거쳤냐의 얘기인데, 내가 알기로는 분명히 대한민국 법으로 위장전입은 금지되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다양한 법들이, 지목에 따라 그리고 투'자'자의 자격 여건 예를 들어 주소지라든지 실거주 여부라든지, 등에 따라 매매와 매도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거나 금지하고 있다. 그러니 외부인은 물론이거니와 실제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은 매입이 불가하도록 법이 규정하고 있는 김포의 절대농지를 사들여 몇 억대의 시세 차익을 올린 박은경(땅사녀) 낙마자는 분명 투'자'가 아닌 투'기'를 했다고 봐야 한다.
사실 내가 이보다 더 중요하다고 보는 건 투자 정보의 취득 과정에 부끄러움이 없었냐 하는 거다. 공직 혹은 회사의 고위층에 있다 보면 개발 정보를 접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이용해 부동산을 매입하고 그 결과 막대한 시세 차익을 거두어 들였다면 이건 투자가 아닌 투기라고 봐야 한다. 그리고 이건 명확히 드러내기가 힘들기 때문에 오히려 더 철저히 따져봐야 하는 거다. 한나라당에서 그나마 정신줄 붙들고 있지만 대선판에 이명박 옹호해 주느라 위신을 다 까먹은 홍준표 의원의 말대로, 이건 공직자의 자세가 아니다. 자신의 지위에 의해 얻어진 정보를 조직이나 회사의 이득이 아닌 개인의 축재를 위해 사용한 자들에게, 더 큰 개발 정보를 상시적으로 접할 수 있는 자리를 준다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이 아니고 뭐겠는가.
2번은 물론 세금에 대한 거다. 재산의 취득 방법이 정당했다 하더라도, 대한민국 법이 정한 바대로 그 재산의 소유와 증식에 대해 부과되는 납세의 의무를 알고 그랬건 모르고 그랬건 방기했다면, 이 역시 '투기'에 해당하고 공직자 자격이 없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 면에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종부세에 대한 억울함을 피력한 것은 내가 보기에 장관 자질이 의심스러워 보이긴 하나 어쨌거나 그 종부세를 꼬박 꼬박 냈다면 결격 사유가 될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유인촌 문화부장관 후보가 일본 국채 투자로 얻은 시세 차익에 대해 세금을 안 냈다고 비난하는 것도 부당하다고 본다. (원래 비과세다)
그리고 참으로 아쉽게도, 지금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 쏟아지고 있는 비난은 재산에 대한 것만이 아니다. 논문 표절/중복 게재, 본인/자식의 병역 및 국적 문제 등은 재산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도 충분히 결격 사유가 될 만하고 실제로 지난 10년간 매우 그래 왔었다. 역시나 그들의 주군인 이명박 대통령의 수법대로, 과거 같았으면(참여정부나 국민의 정부, 즉 "잃어버린 10년" 때 같았으면) 하나만 걸려도 목이 달아 났을 비리 목록을 한꺼번에 보따리로 풀어 놓으니 오히려 공격하는 쪽에서 황당해서 어리버리 하는 사이 스리슬적 넘어가는 수법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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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도서관 사서일 것으로 추정되는 clio님의 블로그를 우연히 알게 되어, 무척 좋은 글을 읽었다. 최근의 블로고스피어가 안해도 되었으면 좋았을 각종 정치 논쟁으로 시끌벅적하고 (물론 나도 그 흙탕물에 오물 한사발 더 끼얹은 인사 중 하나다) 와중에 때아닌 블로거의 정체성 논쟁으로 또한 어수선한데, 뻘밭에서 건져낸 예쁜 조개껍질 마냥 귀하게 읽힌다.
블로고스피어의 소위 '인기포스팅'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학적인 수사나 감정을 선동하는 어구는 눈에 띄지 않지만, (아마도) 글쓴이가 평소에 많이 고민했을 법한 내용이 차분히 정리되어 있어 어느새 자연스럽게 그의 문제 제기에 동참하게 된다. 선한 마음과 착한 고민과 절제된 글솜씨가 빚어낸 좋은 글이 아닐까 한다. 일단 일독을 권한다.
댓글에 누군가가 소개한 "희망의 인문학"이란 책을 인터넷서점에서 찾아 봤는데, 서평만 읽어도 가슴이 뭉클해진다. 당장 읽어 보고 싶은데 최근 상황이 영 조잡하야...차분히 읽어 보려면 최소한 4월은 지나야 할 것 같아 가까스로 구매버튼을 누르려는 손가락을 붙들었다.
어쨌거나 걱정이 되는 것은, 엊그제 출범한 새 정부의 수장은 노숙인을 퇴치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을 가지신 분이라...걱정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저분과 그를 위해 일하는 고소영/강부자/KFC 나리들이 혹여라도 이 사회를 약육강식의 정글로 만들어 버릴 정책을 펴지는 않는지 눈을 크게 뜨고 감시하고 비판할 일이다.
cliomedia 블로그 글의 트랙백을 읽다가 들립니다. 그 <희망의 인문학>을 덧글에 쓴 사람입니다. 저도 처음에 이 책을 읽을 때는 먹고 사는게 급한 사람들에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이른바 사회적 약자들에게 인문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먹고 사는 문제도 해결되어야겠지만.
아무튼 꼭 읽어보셔요. 책 읽으시고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책 읽고 후회되시면 제가 책값을 물어드려야...^^
이 글을 포스팅한 上善若水님은 아마 팀장인 것 같은데, 그 팀이 올해는 꼭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하고, 모니터 땜에 생산성 향상돼서 그렇다 소리 듣고, 결과적으로 옆팀까지 모두 듀얼모니터 쓰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쾌적한 작업 환경에 대한 투자만큼 ROI 빨리 나오는 투자도 없지 않을까 싶어요.
저도 회사에서 듀얼 모니터 쓰다가 다른 일 때문에 모니터 하나를 잠깐 빌려 줬는데, 이게 있다 없으니 너무 불편하더라구요...일이 손에 안잡혀요 일이. 아 그리고 듀얼 모니터 중에 90° 회전이 되는게 있고 안되는 게 있는데, 가급적이면 회전 되는 걸 쓰면 더 좋습니다. 저의 경우 90°로 세워 놓고 쓰면 이게 아래 위로 길어서 문서 읽기에 편하거든요. 보통 기술 문서들 보면 A4나 Letter 규격 인쇄를 가정해서 편집되어 있는 것들이 많은데 이게 가로로 납작한 화면으로 보면 영 가독성이 떨어집니다 화면 스크롤 하기도 귀찮고... 그래서 그냥 인쇄해서 밑줄쳐 가며 읽게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세로 모니터를 쓰게 되니 그냥 모니터로 보는 걸로도 충분해서 프린터 출력하는 양이 현저히 줄더라구요. (<- 이부분도 나중에 듀얼모니터의 도입효과를 설명하실 때 써먹을 수 있지 않을까요?)
생각난 김에 듀얼(세로)모니터 사용으로 작업이 편해진 예들을 들자면
1. 기술 문서를 세로 모니터로 읽어서 종이 출력이 줄어듬 (위에 언급)
2. Presentation 작성 시: 슬라이드 쇼는 보조 모니터로 보내고 편집화면은 기본 모니터에 남겨둠. 슬라이드 쇼를 넘겨 가면서 화면 전환 없이 즉석에서 내용 수정 가능
3. VMWare demo 사용 시: 우리 회사는 최근 들어 제품 demo 라든지 이런 것들을 VMWare로 말아서 배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하자면 실제 제품을 개발한 본사 엔지니어들이 데모에 가장 효과적인 환경을 구성한 뒤 그걸 그대로 떠서 저 같이 실제로 고객 앞에서 시연을 하는 Sales consultant 들에게 주는 거죠. 덕분에 예전처럼 데모 환경 구성하느라 밤새는 일이 많이 줄었습니다. (이게 실제로 만들어 보면 문서 내용/스펙대로 안되는 일이 허다하거든요) 하여간 듀얼 모니터를 사용하면, 모니터 1에는 VMWare를 띄워 놓고 모니터 2에서는 demo 관련 script를 본다든지, 하는 식으로 해서 정말 PC 2개인 것과 똑같은 환경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아주 간편하게요.
4. 화면이 큰 보조 모니터에는 일하는 화면을 띄워 놓고 화면이 작은 기본모니터를 통해 웹서핑이라든지 블로깅이라든지 하여간 개인적인 용무를 봅니다. 일단 사람들의 시선이 큰 모니터로 쏠리게 마련이기 때문에 마치 계속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응?)
그에 비해 단점은
1. 모니터를 하나만 놓고 쓸 때는 딴짓 하다가도 Alt+tab 혹은 Alt+F4 라든지 Esc 등으로 재빨리 화면 전환이 쉬웠는데, 두개를 놓으면 경우의 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순간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 가령 야사 싸이트를 보다가 뒤통수에 인기척을 느껴서 재빨리 Alt+tab을 눌렀는데 사진은 큰 모니터에 덩그러니 남아 있고 엉뚱한 창이 닫히거나 더 심한 경우 작은 창에 있던 야한 사진이 큰 모니터로 옮겨 갈 수도 있다는... (...응?)
2. 책상 면적을 많이 차지한다
... 외에는 잘 모르겠네요. 혹시 듀얼모니터를 쓰고 계신다면 어떤 장점들을 활용하고 계신지?
저도 두 대를 쓰는데 메인 모니터에는 VS의 코드편집기만 띄워놓고 서브 모니터에 나머지 코드 익스플로러나 클래스 트리, 와치, 콜스택 창 등을 싹 밀어넣어 버리죠. 익숙해지니까 모니터 한 대로는 작업이 도저히 안 돼요..
그리고 회사에서 인터넷에 연결된 컴터 한 대와 인터넷에 연결 안된 업무용 컴터 한 대를 각각 지급해주는데, 두 모니터를 각각 다른 컴퓨터의 메인 모니터로 설정해놓고 쓰므로(원래는 모니터는 한 대만 주고 모니터, 키보드와 마우스를 공유해서 쓸 수 있는 스위처를 지급합니다) 웹서핑 등의 딴짓을 하면서도 코드를 볼 수 있다는 큰 장점이.. ㄲㄲㄲ
페니웨이님 블로그에 공각기동대에 대한 글이 오랜만에 실려서 재밌게 읽었는데, 예전에 공각기동대 극장판 2편이라 할 수 있는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Innocent"를 보고 와서 적었던 글이 생각났다. 날짜를 보니 2004년 10월인데, 그때는 블로그가 없고 싸이질 하던 땝니다.
지금 다시 읽어 보니 참 불과 4년 전인데 그때만해도 감수성 까칠했었네, 하는 생각이 든다. 결혼 전이라 그랬겠지. 예전 글 재탕하자니 좀 미안하긴 한데, YouTube를 뒤져 보니 공각기동대 관련 동영상들이 꽤 올라와 있고 Google image 검색으로도 쓸만한 자료들이 제법 나와서, 그걸 삽입하는 걸로 재탕이 아닌 revision임을 강조.
(2004년 10월 12일 싸이에 올렸던 글입니다)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극장용 애니메이션 "Innocent"를, 주말에 혼자 랜드시네마 가서 보고 왔다. 95년에 개봉해서 단숨에 전세계 사이버펑크 매니아들을 사로잡아 버린 공각기동대(Ghost in the Shell) 속편. 감상: 어렵다, 어려워...
영화는 시종 일관 1.2~1.5G 정도 되는 무거운 공기 속에 잔뜩 가라 앉아 있고 주요 등장 인물들이 내뱉는 대사의 절반 이상은 난해한 속담이나 철학적인 인용문들이다. 이는 1편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던 기억... 사실 공각기동대를 전세계 사이버펑크 매니아들의 숭배 대상으로 만든 건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극장판이었지만, 나는 1편이나 2편이나 극장판에 여러 가지로 불만이 많다.
1. 시로우 마사무네의 원작 만화는 얼핏 보기에 극장판에 비해 가벼워 보인다. 캐릭터들도 훨씬 만화적이고(...라기보다는 극장판이 원작의 만화적 요소들을 제거해 버렸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지), 유머러스하며, 심지어는 간간히 SD(Special Deforme - 인체 비례가 사실적으로 묘사되는 극화체 만화에서 가끔씩 코믹한 효과를 주기 위해 머리는 크고 팔다리는 짧은 귀여운 모습으로 묘사하는 것, 우리 나라에서는 그냥 '숏다리'라고 함) 모습까지 선보인다. 그러나 그 주제 의식이 보여주는 사이버펑크에 대한 깊은 통찰과 여기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존재론적인 질문들은 2시간 짜리 극장판이 아무리 심각해봐야 따라가기 힘든 수준이다. 더구나 표현이나 등장인물의 성격 묘사도 훨씬 적나라하고. (예를 들어 주인공 쿠사나기 소령은 원작에서는 레즈비언으로 아주 자연스럽게 묘사되는데, 임무가 없을 때에는 멍청하고 예쁘기만 한 여자형 사이보그들에 둘러 싸여 파티를 즐기며 지낸다)
원작 만화의 이미지들
TV판 (SAC: Stand Alone Complex) 이미지들
극장판(1편) 이미지들... 원작이나 TV판에 비해 캐릭터 처리가 다소 서구적이다
2. 극장판 속편인 Innocent가 개봉하기 전에 일본에서는 "Stand Alone Complex"라는 부제로, 공각기동대의 TV 시리즈 판이 방영되었었다. 감독은 카미야마 켄지. 제작사는 물론 극장판과 같은 Production IG. 1차 21회분이 방영된 후 2차 26회 분이 추가로 제작되었다고 하는데 나는 1차분은 거의 봤지만 2차분은 아직 못 구해봤다. 여러가지 면에서 극장판과 원작 만화의 중간 정도라고 볼 수 있겠는데...캐릭터 디자인도 우리에게 익숙한 일본식 만화 캐릭터(그렇다 극장판의 캐릭터는 미국식이다!)이고, 극장판에 비해 한결 가볍다. 단 마찬가지로 각 에피소드에서 드러나는 주제 의식의 심각성은 극장판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시리즈 물의 특성상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복합적으로 전개되면서 치밀하게 엮이고, 그중 특정 주제(예를 들어 "웃는 남자 사건")는 여러 회를 반복해 가며 점진적으로 실체를 드러내기도 하는 등, 복잡한 주제를 매우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공각기동대라고 하는 작품의 사상을 제대로 파악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시리즈물이었다고 생각한다.
3. 1편도 그렇고 2편도 그렇고 극장판에서 내가 제일 아쉬운 부분은 타치코마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원작을 갖는 작품의 영화화에 있어, 방대한 내용을 2시간 안쪽으로 압축하는 제 1단계는 불필요한 캐릭터를 제거하는 것이긴 하지만. 타치코마는 거미 같이 생긴 경찰 로봇들인데 인공 지능을 갖추고 있어 자체 판단에 의해 임무를 수행하면서 때로는 공안 9과 - 라고는 하지만 제대로 이용하는 건 쿠사나기 소령 정도인 듯 - 요원들의 이동 수단 내지는 중화기 노릇도 한다. 다소 코믹한 캐릭터인데 고도화된 인공 지능을 갖추고 있으나 각 개체의 독립적인 자아는 없다. 이유는 이들이 매번 임무 수행 완료 시마다 서로의 경험치를 synchronize하면서 능력/사고를 평준화 시키는 시스템으로 운용되기 때문이다. 애들이 약간 순진하고 어리버리해서 쿠사나기 소령이 가끔씩 놀려 먹기도 한다. 하여간에 지나치게 심각한 인간(?이라고 하기에 다소 어폐가 있으려나) 캐릭터들 사이에서 애교도 떨고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나면 우쭐해 하기도 하면서 양념 역할을 하는 존재들이다. 임무에 차출되지 않았을 때에는 자기들끼리 격납고에서 장기도 두고...욕심은 있어서 동료가 임무에서 복귀하면 서로 경험치를 먼저 다운 받으려고 지들끼리 다투기도 하는 등 여러모로 귀여운 모습들을 보여준다. "Stand Alone Complex"에서는 가끔씩 어울리지 않는 존재론적인 질문을 스스로 던져 놓고는 지들끼리 토론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헷갈리기 시작, 정신 못차리고 우왕좌왕 헤매다가 쿠사나기 소령에게 야단맞고 제자리로 돌아오기도 한다. 극장판의 무거운 분위기에는 분명 어울리지 않지만, 타치코마들을 오히려 주인공 쿠사나기 소령보다도 좋아하는 나로서는 아쉬울 따름...
4. 극장판이 TV 시리즈나 망가를 압도할 수 있는 건 아무래도 화려한 액션과 볼거리인데, 이점에서 1편이 이룬 성가는 상당한 편이었지만, 이번 편은 1편에 비해 액션의 강도랄까, 하여간에 그런 부분도 다소 아쉬운 점이 많다. 1편의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몰된 박물관에서 벌이는 인공 지능 전차 vs. 쿠사나기의 대결 장면에 등장하는 지독한 느와르적인 박력은 실사 영화가 절대로 따라 갈 수 없는 수준의 것이었는데, 이번 편에서는 그 정도의 압도적인 액션 신이 없네...
(극장판 1편의 예고편. 터미네이터 시리즈와 타이타닉을 감독한 제임스 카메론이 이 영화의 박물관 씨퀀스를 보고 자기가 본 최고의 액션씬이라는 극찬을 했다는 소문이 있다)
5. 어쨌거나 그래픽과 비쥬얼의 정교함은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특히 거대한 멜로디 박스를 중심으로 형상화된 해커 "김"의 저택의 미쟝센은 압권. 배경 설정의 "범아시아적" 분위기는 1편의 그것보다 좀더 진일보한 면이 있는 듯. 전편에 이어 이번에도 가와이 켄지의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사건의 배경이 되는 미래 도시의 정경을 음울하게 보여주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1편에서는 홍콩의 세기말적 분위기에 다소 치중한 면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한중일 세 나라의 문화적인 코드를 교묘하게 섞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6. 나는 바토우라는 캐릭터가 별로 마음에 안든다. "Stand Alone Complex"에서는 아무래도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보니 토구사나 아라마키 경감, 이시카와 등 조연 캐릭터의 묘사가 상당히 정교한 편이고, 특히 요원 중 가장 순수한 인간에 가까운 토구사의 갈등이 시리즈를 엮는 중요한 축의 하나를 형성하고 있는데 극장판에서는 "바토우의 파트너로서는 쿠사나기에 한참 모자라는" 캐릭터 정도로 그치고 있어 아쉽다. 쿠사나기 소령도 실체없이 나중에 고스트만 "인형"에 다운로드되어 바토우를 잠깐 돕는 정도로 그치고 마니 완전히 바토우의 독무대.
7. 적다보니 왜 이리 길어지고 있는 것이지...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우리 나라에서는 컴퓨터를 그냥 컴퓨터로 부르거나, 정보처리 기능사류의 구닥다리 시험에서는 굳이 한자로 적느라 電子計算機 정도로 적지만,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컴퓨터를 "電腦"로 부르기도 한다. (물론 일본에서도 요새는 "コンピュ-タ-"로 부르는 경우가 더 많은 듯하고 중국에서는 計算机라는 표현도 많이 쓰지만) 컴퓨터를 計算機로 풀이하는 것과 電腦로 풀이하는 것은, 얼핏 보기에는 단순히 용어 선택의 차이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인식에 있어 끼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전부터 했었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라는 말을, 물론 하이데거의 책에서 읽은 건 아니고 어디선가 줏어 들은 적이 있거든. 참고로 한중컴퓨터 용어사전을 보면 바이러스는 "電腦病毒", 노트북 컴퓨터는 "筆記本電腦"이라고 적혀 있다...Sun Microsystems는 太陽電腦公司.
http://www.kraken.fr/index.php/tag/gits/ 에서 찾았는데 타치코마 장난감도 어디선가 파나보다 아 이쁘다 갖고 싶다!
특히 이명박 당선자 취임과 노무현 대통령 퇴임을 앞두고 최근 올블로그에서 일어 나고 있는 의견의 쏠림 현상에 대한 지적인데, 나야 보시다시피 노무현의 사상과 그가 대한민국이라는 척박한 환경에서 이룩하고자 했던 시스템을 지지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싫지는 않다. 하지만 지난 대선의 참담한 결과가 보여 주듯, 올블로고가 됐건 보다 넓은 의미에서의 블로고스피어가 됐건 더더 넓혀서 온라인 전체가 됐건, 그것이 현실 세계에 끼치는 영향은 아직까지는 미미한 수준이다, 라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올블로그는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블로거들의 글이 모이기 때문에 스스로들은 자신들이 온라인 상의 정론의 대세라는 착각에 빠지기 쉬우나, 사실은 매스미디어라고 할 수 있는 다음이나 네이버에 비하면 정말 한줌도 안되는 공간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나의 경우도 그동안 욱해서 쓴 글들이 심심찮게 올블로그 추천글에 올라서 갑자기 트래픽이 급증하는 경험을 하기도 했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스미디어라고 할 수 있는 다음에 잠깐 노출되었을 때와는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방문자 수의 메트릭이 다르다. 올블로그 추천글 1위에 오르는 것과 다음 블로거 메인에 잠깐 노출되는 것, 다음 메인에 (아주) 잠깐 노출되는 것 사이에는 각각 0이 하나씩 더 붙는다고 보면 된다. 점유율이 한참 차이나는 2위인 다음이 이럴진데 네이버는 말할 필요도 없다. (사실 네이버에 노출된 적은 없어서... -.-)
원래 댓글로 적으려던 내용이 길어져서 트랙백으로 적고 있는데 이게 판을 옮기니까 쓸데없이 자꾸 길어지네.
하여간 최근의 올블로그의 쏠림 현상은, "서***즈"라는 모모 정치 칼럼 사이트를 연상시키는 면이 있다. 2002년 대선 당시 '바보 노무현'을 지지하거나 혹은 IMF를 불러온 세력들의 뻔뻔한 거짓말에 질려 버린 사람들의 의견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하면서 대선판에까지 나름 일정한 역할을 했던 이 사이트는, 이후 의제 설정이 자꾸 삐딱선을 타기 시작하면서 (특히 황우석 사태 이후) 이른바 '노무현주의자'들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수용하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자기들은 그걸 쭉정이를 가려내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지금은 노무현을 지지하는 다양한 이유 중의 극히 일부만을 공유하는 세력들이 자기들끼리 모여 자위하는 한정된 공간으로 축소되어 버린 이 사이트의 실패 이유를 나는 '익명/실명이 동시에 허용되는 게시판 형태의 커뮤니티의 한계'로 생각하고 있다. 나는 올블로그가 기반을 두고 있는 개별 블로그들의 신디케이션과 추천에 의한 노출도 증가, 라는 시스템이 상당히 우수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하는데, 과연 그럴까? 지켜볼 일이다.
ps.1 Draco님 블로그의 해당 포스트에 달린 댓글 중에서 '쾌남수다'님은 올블로그의 추천 시스템이 투명하게 공개되어 있지 않은 점을 지적하고 있는데, 이건 랭킹제를 적용하는 모든 사이트에서 동일하고 심지어 구글도 마찬가지 아니 원조인 걸로 알고 있다. 왜냐면 추천 알고리즘을 투명하게 공개하면 반드시 이를 이용해서 의도적으로 랭킹을 조작하고자 하는 시도가 발생하기 마련이기 때문.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SEO: Search Engine Optimization'이라 하여 내용의 우수성에 상관없이 사이트의 내용이 구글 검색엔진의 상위에 노출되도록 조언을 해주는 사업이 성황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그냥 돈을 많이 내면 상위에 배치해 주는 네이버의 시스템이 더 명쾌한 것 같기도 하다.
ps2. 마찬가지로 Draco님 블로그 댓글 중 '그리스인마틴'님의 의견에 공감. 애드센스 배치 진짜 절묘하네. 나도 그렇게 바꾸고 싶은데 귀찮다.
기업용 SW 업체인 Oracle은 아무래도 사업의 특성 상 SW 기업치고는 다소 딱딱한 이미지를 갖게 되기 쉬운데, 가끔씩 (약간은 어색한) 유머 감각을 보여 주(려고 애쓰)기도 합니다.
Oracle 관련 제품을 다뤄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알겠지만 Oracle의 corporate color는 빨간색이에요. 로고만 빨간 색이 아니라 내부 문서도 그렇고 하여간 모든 부분에서 흰색바탕에 검은색 글씨(서체는 무조건 Arial - 가장 단순한 font죠), 그 외에는 빨강, 을 일관적으로 고수합니다. 단순하면서도 전문적으로 보이는, 신뢰감을 유도하기 위한 CI (Corporate Image) 정책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예를 들자면 이런 거죠.
상위 20개 통신사 중 20개 사가 오라클을 사용합니다. 오라클로 더 좋은 결과를 창출하세요.
그런데 이번에 새로운 데이터베이스를 광고하면서, Oracle로서는 금기라고 할 수 있는 녹색을 사용하는 파격(?)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하드 디스크의 절반은 갖다 버리세요. 새로운 오라클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면 절반의 디스크 용량 절반의 전력 소모 절반의 비용으로 더 빠른 속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Advanced Data Compression (고급 데이터 압축) 기능이 지구를 조금더 푸르게 만듭니다.
글쎄 뭐 10년 이상을 안팎으로 오라클과 관계를 지속해 온 저한테야 어잌후 눈을 다시 뜨게 될 정도로 신선한 발상입니다만(저 광고를 입안한 오라클 내부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겠죠), 광고의 대상이 되는 고객들한테도 그렇게 받아 들여질지는 좀 미지수네요. 혹여 광고의 소구 대상자인 고객이나 개발자보다는 광고를 집행하는 사람들의 눈에 더 확 들어 오는 광고는 아닐런지 ...?
여하튼 세계적인 SW 업체들마저 자사의 핵심 제품에 그린 컨셉을 넣는 추세일 정도로, 환경보호의 중요성은 선진국으로 갈 수록 점점 필요불가결한 사회적 의제가 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해 보입니다. 이런 와중에 전국민이 오렌지를 '어륀지'로 발음하도록 교육시키겠다는 기염을 토할 정도로 선진국 진입을 오매불망한다는 나라에서, 그나마 어렵게 어렵게 보존하고 있는 한뼘 남은 자연마저 파괴하는 물길을 파서 경제를 살리겠다고 목소리 높이는 건, 분명 거꾸로 가고 있는 것 맞죠? (사막에 운하를 파는 두바이를 본받자고 하는 소리는 하도 말 같잖아서 그냥 패스)
갓태어난 우리의 □□씨의 소중한 아기가 무척 아픕니다. 방금 ○○ 실장님과 XX병원으로 문병을 다녀왔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추후에 제가 자세히 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씨에게 개인적으로 병문하는 것은 삼가해 주셨으면합니다.
ᇫᇫ 올림.
그러고보니 지난주 목요일엔가, 오후 5시쯤에 회사 앞에서 담배를 피고 들어 오는 길에, 일찌감치 가방 싸서 사무실을 나서는 □□씨와 마주쳐서 잠깐 나눈 대화가 떠오르더군요.
"일찍 퇴근 하시네요? 이 시간에 고객사 방문하러 가는 건 아닐테고" ** "오늘쯤 우리 둘째가 나올 것 같아서 일찌감치 병원에 가보려구요 ^^" ** "아 그래요? 정말 축하 드려요. 아유 너무 부럽네요..." (전 □□씨와 비슷한 연배지만 아직 아기가 없거든요)
그때만해도 □□씨의 얼굴이 무척 환했던 걸 보면,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는 병원에서도 이런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나 봅니다. 오늘 아침에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니, 괴사성 장염인가 뭔가로 신생아의 장을 대부분 들어낼 수밖에 없었나 봐요. 현재로서는 거의 가망이 없는 상태구요.
언젠가 헤밍웨이는, 6개의 단어로 이야기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아래와 같이 적어 줬다고 하더군요.
For Sale: Baby Shoes, Never worn.
그 핏덩어리에 불과할 아기가 이 세상에 나와 힘겹게 몰아쉬고 있을 숨결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뜩하던 차에, 문득 저 얘기가 떠올라 어쩔 수 없이 눈물이 나고 말았습니다.
모쪼록 □□씨의 아기가 건강을 되찾을 수 있기를, 그리고 만에 하나 정말로 만에 하나 어려워지더라도 짧은 이 세상 나들이가 그리 괴로운 것만은 아니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아기의 부모들도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힘내길 바라구요.
긴 설명 고맙다.
내가 맘대로(!) 요약하자면, 자기가 한 게 "투기"인지 "투자"인지는 누구보다도 본인이 알고 있겠네. 뭔가 떳떳하지 못한 과정을 거쳤다면 본인이 마음 한 구석에 찔리는 게 있을테니. 어떻게 그 구석을 파고드느냐가 관건이 되겠군.
고마울 것 까지야 ㅋㅋ 근데 이 양반들 양심 수준 및 얼굴 두께로 봐서는 찔리지도 않을 것 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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