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송희영 논설실장의 최근 칼럼이, 이공계 출신이(그 중에서도 IT 관련) 상당수를 차지한다고 할 수 있을 블로고스피어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작정하고 욕먹을 각오로 쓴 글인지 애초에 워낙 개념이 없으시다보니 원고 마감에 쫓겨 별 생각없이 휘갈긴 글인데 예상 외의 들불같은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인지는 내가 알 길 없으나, 대략 그가 욕먹는 이유는, 왠지 모를 상대적인 상실감에 억눌려 있던 이공계의 비논리적인 피해 의식을 제외하고는, 아래와 같이 정리될 법하다.
1. 이공계=제조업이라는 단순한 인식 지평
2. 과학 발전이 소수의 천재에 의한 것이라는 천박한 사고
다른 분들이 이에 관해 분노의 포스팅들( 이공계가 뻘짓이라고? , 이공계 죽이기 등등)을 남겨들 주셨으니 뭐 자세한 얘기는 생략하고... 내 생각을 좀 정리하자면
1번에 관해서는, 나는 오히려 블로거들의 인식에도 좀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말하자면 현장에 대한 차별 의식 같은 건데, 공장 라인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과 연구실에서 실험하고 연구하는 자신들을 분리해서 생각하고 싶어 하는 상대적인 특권 의식 같은 거다. 그래서 송희영 논설실장이 자신들을 제조업과 같이 묶어 표현하는 것에 대한 불쾌감을 표현하는데 그치고 있는 포스팅들도 적지 않아서 읽는 동안 불편했다. ( mcfrog 님의 포스팅은 실체 없는 '이공계 살리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공계 위기'라는 말 자체의 의미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단연 돋보이는 시각이다. )
2번의 경우는 심각하다. 송희영 실장의 칼럼 원문에 등장하는 "천재성을 갖춘 소수의 과학자들에게는 좀 더 투자하고"라는 부분에 대한 건데. 애들 만화에나 나올 법한 과학 발전에 대한 인식을 우리나라에서 발행 부수와 광고 수주액이 가장 크다는신문정치이익압력물출판업체의 논설실장이 보여주고 있다니. 태권브이는 김박사 혼자 평생 연구소에 틀어 박혀 끙끙댄다고 만들 수 있는게 아니에요 이 양반아.
어떤 분야든지 간에 지속 가능한, 실질적인 발전을 얻을 수 있으려면, "저변"이란게 갖춰져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생토록 공연장을 한번도 찾지 않고 입시 교육에 밀려 음악 교육이 사라지는 풍토에서 어쩌다 운이 좋아 장한나나 사라 장 같은 천재가 나온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음악 수준이 높아지는게 아니다. 아직도 황우석에 대한 인지부조화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일부 황빠들은, 우리나라 줄기세포 연구가 수많은 생물학자들이 아닌 천재적인 일개인에 의해 모두 좌지우지된다는 착각에 빠져 있는 거다. 예전에 "쉬리"라는 영화를 보면 초반부에 아마 북한의 암살 조직에 의해 우리나라의 과학자들이 암살 당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냥 영화적인 설정에 불과하니 뭐 굳이 따질 만은 없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뻘짓거리도 이런 뻘짓거리가 없는거다.
IT 업계에서 오래 일하면서, 가끔씩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기술들의 역사를 되짚어 볼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정말 최신 기술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의 뿌리가 의외로 굉장히 깊다는데 놀라곤 한다.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십중팔구 5~10년 전에 제록스 PARC나 IBM 혹은 국방성(DOD)이 나오고, 거기서 5~10년 더 거슬러 올라가면 반드시 스탠퍼드나 버클리 등 대학의 연구 논문이 나온다. 정말 이런걸 보면 우린 어느 세월에... 하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그런 면에서는 지금처럼 장학금이나 병역 혜택 등 당장의 미끼로 아이들을 낚는 데만 급급한 '이공계 살리기'는 국가의 장래를 위한 이공계 살리기가 아니라 '이공계 대학 살리기'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건 생명연장의 꿈에 불과한 거다. 이러한 정책은 국가적인 과학기술 발전의 근간이 되어야 할 대학의 연구 기능 회복은 커녕, 모든 대학이 직업교육원으로 전락해 버린 현재의 상황을 고착시킬 뿐이다.
1. 이공계=제조업이라는 단순한 인식 지평
2. 과학 발전이 소수의 천재에 의한 것이라는 천박한 사고
다른 분들이 이에 관해 분노의 포스팅들( 이공계가 뻘짓이라고? , 이공계 죽이기 등등)을 남겨들 주셨으니 뭐 자세한 얘기는 생략하고... 내 생각을 좀 정리하자면
1번에 관해서는, 나는 오히려 블로거들의 인식에도 좀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말하자면 현장에 대한 차별 의식 같은 건데, 공장 라인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과 연구실에서 실험하고 연구하는 자신들을 분리해서 생각하고 싶어 하는 상대적인 특권 의식 같은 거다. 그래서 송희영 논설실장이 자신들을 제조업과 같이 묶어 표현하는 것에 대한 불쾌감을 표현하는데 그치고 있는 포스팅들도 적지 않아서 읽는 동안 불편했다. ( mcfrog 님의 포스팅은 실체 없는 '이공계 살리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공계 위기'라는 말 자체의 의미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단연 돋보이는 시각이다. )
2번의 경우는 심각하다. 송희영 실장의 칼럼 원문에 등장하는 "천재성을 갖춘 소수의 과학자들에게는 좀 더 투자하고"라는 부분에 대한 건데. 애들 만화에나 나올 법한 과학 발전에 대한 인식을 우리나라에서 발행 부수와 광고 수주액이 가장 크다는
어떤 분야든지 간에 지속 가능한, 실질적인 발전을 얻을 수 있으려면, "저변"이란게 갖춰져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생토록 공연장을 한번도 찾지 않고 입시 교육에 밀려 음악 교육이 사라지는 풍토에서 어쩌다 운이 좋아 장한나나 사라 장 같은 천재가 나온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음악 수준이 높아지는게 아니다. 아직도 황우석에 대한 인지부조화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일부 황빠들은, 우리나라 줄기세포 연구가 수많은 생물학자들이 아닌 천재적인 일개인에 의해 모두 좌지우지된다는 착각에 빠져 있는 거다. 예전에 "쉬리"라는 영화를 보면 초반부에 아마 북한의 암살 조직에 의해 우리나라의 과학자들이 암살 당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냥 영화적인 설정에 불과하니 뭐 굳이 따질 만은 없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뻘짓거리도 이런 뻘짓거리가 없는거다.
IT 업계에서 오래 일하면서, 가끔씩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기술들의 역사를 되짚어 볼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정말 최신 기술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의 뿌리가 의외로 굉장히 깊다는데 놀라곤 한다.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십중팔구 5~10년 전에 제록스 PARC나 IBM 혹은 국방성(DOD)이 나오고, 거기서 5~10년 더 거슬러 올라가면 반드시 스탠퍼드나 버클리 등 대학의 연구 논문이 나온다. 정말 이런걸 보면 우린 어느 세월에... 하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그런 면에서는 지금처럼 장학금이나 병역 혜택 등 당장의 미끼로 아이들을 낚는 데만 급급한 '이공계 살리기'는 국가의 장래를 위한 이공계 살리기가 아니라 '이공계 대학 살리기'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건 생명연장의 꿈에 불과한 거다. 이러한 정책은 국가적인 과학기술 발전의 근간이 되어야 할 대학의 연구 기능 회복은 커녕, 모든 대학이 직업교육원으로 전락해 버린 현재의 상황을 고착시킬 뿐이다.



제 글도 진정하고 다시 읽어보니 제조업과 동격으로 간주한 것에 대해 불쾌함을 나타내는 표현이 있군요.
snowall 님 글은 양반입니다
동의합니다.
'저변'이 중요한 것이겠죠.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게 아닐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