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의 추억

얼마 전 편의점에서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라는 묘한 제목의 바나나 우유를 보고 무척 신선하게 받아 들였던 기억이 있는데 (사먹지는 않았다 난 저지방 우유~) 최근에는 UCC 스타일의 묘한 동영상을 앞장세워 TV 광고도 하고 하더니, 나름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모양이다. 관련하여 떠오르는 바나나의 추억.

요새야 바나나가 과일 중에 제일 싸지만, 내가 어렸을 때는 무척이나 귀하고 비싼 과일이었다. (지금의 배와 바나나의 입장이 당시에는 반대였다고나 할까 - 지난 설에 배 사러 마트 갔더니 먹을만하게 생긴 배는 정말 오라지게 비싸더만) 심지어는 초등학교 1학년 때인가 2학년 때 독감에 걸려 학교도 못가고 앓아 누은 적이 있는데, 너무 아픈 나머지 학교에 안가도 된다는 즐거움조차 생각할 겨를이 없었음에도 아버지가 퇴근길에 사오신 바나나 한송이에는 벌떡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고 말았었다.

그 중에서도 묘하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80년대 초반의 도제승 서기관 납치 사건인데... 당시 아마도 가다피의 서슬이 시퍼렇던 것으로 기억...날리가 없지,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는데 뭘 알았겠어. 하여간에 중동 지역에 나가 있던 외교관인 도제승 서기관이라는 양반이, 레바논인가 리비얀가 테러리스트 들한테 납치를 당해 대략 보름 정도 억류되어 있다가 풀려 났는데, 그간의 고생담을 얘기하면서 "보름 간 바나나만 주더라"고 했던 것이다. 지금 들으면 생각만해도 니길거리고 그 납치범들 진짜 싸가지 없는 것들이네 싶지만, 하여간 당시의 나는 그 대목을 들으며 '와 부럽다, 나도 납치 한번 당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흠흠. 도제승 서기관에 관련된 자료를 웹에서 뒤져 보니 네이버도 구글도 아무 것도 나오는 게 없네. 하긴 거의 30년 전 사건이니까.

그건 그렇고 빙그레 우유도 빙그레 바나나맛우유의 맛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건 아니라고 한다. 해마다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여 배합과 성분을 조절, 나름 "개선"된 맛의 바나나맛우유 시제품을 만들어 테스트를 해봐도, 백이면 백 기존의 것이 더 맛있다고 하는 바람에, 이 30년 효자상품의 맛과 제조법은 첫 출시 당시와 크게 변한게 없다고.

Posted by vincent

2007/03/09 17:23 2007/03/0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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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찬홍 2007/03/10 02:41 # M/D Reply Permalink

    도제승이 아니고 "도재승" 이거든. 그래서 아마 구글에서 못 찾았나보다. 그때가 87년이니 그렇게 어릴 적도 아닌데..ㅋㅋ 하긴 나도 중학교때 까지 바나나가 귀했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않는군.

    1. 빈센트 2007/03/12 14:38 # M/D Permalink

      흠 그러냐... 기억에 다소 왜곡이 있었군. 그의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너는 역시 나보다 한술 더뜨는 내 친구로다.

  2. 최영 2007/03/12 16:33 # M/D Reply Permalink

    어릴 때 엄마 따라 시장 갔을 때 바나나 쳐다만 봤던 기억이 나네요. 짜장면(자장면이라고 해야겠지만...)도 귀했던 음식이었고...

    1. 빈센트 2007/03/12 16:47 # M/D Permalink

      나중에 '자장면의 추억'도 올려야겠구나 ^^

  3. xacdo 2008/12/20 21:21 # M/D Reply Permalink

    근데 진짜 바나나 과즙을 넣은 우유보다, 가짜 바나나맛 우유가 더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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