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최백호에 한표. 김진표가 한마디 한건 뭐랄까, 치기 어리다고나 할까, 10대들이 "난 남들과 똑같이 하고 다니는게 싫어요! 나에겐 나만의 개성이 있어요!"를 부르짖으며 전부 하나같이 똑같은 힙합바지와 비니모자를 쓰고 다니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한양대 임지현 교수가 "당대비평"에 "일상적 파시즘의 코드 읽기"라는 길지 않은 글을 썼던 적이 있는데 여기에 공교롭게도 김진표가 언급된다. 나는 이 원문을 분명히 웹에서 읽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 다시 찾아 보니 없네. 다른 곳에서 일부 인용된 것만 찾아서 적자면, 그가 딸을 데리고 고대에서 열린 '자유 콘서트'에 갔을 때의 얘기다.
"... 윤도현 밴드에 이어 김진표라는 랩송 가수 등장 ... 그 래퍼는 자기는 어른들이 싫다며, 기성 세대를 향해 직격탄을 날린다. 김진표가 '외쳐봐'하고 절규하면, 청중들은 일제히 '닥쳐 봐'라고 응답한다. ... 그러나 정작 씁쓸한 것은 자신의 밴드 멤버들을 소개하는 그 가수의 태도이다. 어른들에게 '닥쳐 봐' 하던 기세는 온데 간데 없고, '형님들'을 소개하고 대하는 그의 태도는 '조직의 쓴맛'을 본 사람처럼 정중하기 짝이 없다. 어느 쪽이 그의 진짜인지 판단할 길이 없다. '닥쳐 봐'는 상업적 전략이고, '형님들'이 그의 진짜라는 혐의를 쉽게 지울 수 없다. 이 랩퍼의 몸에 밴 규율 권력은 어디서부터 유래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에, 아직 '닥쳐 봐'를 되뇌는 딸애의 손을 잡고 내려오는 밤길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이 정도면 김진표 KO 패.
임지현 교수는 일상 속의 파시즘에 대한 얘기를 꾸준히 해온 사람인 모양인데 이를 주제로 책도 냈다. 난 아직 읽어 보진 못했지만.
Posted by vincent



